머스크 트위터 CEO 사의 표명…"후임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 찾아"

2022-12-21 15:02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라는 여론 반영한 듯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사의를 표명했다. 

20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후임을 맡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찾자마자 CEO 자리에서 사퇴하겠다"며 "그 뒤 나는 소프트웨어 및 서버 부서 운영만 담당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CEO는 지난 19일 자신의 CEO 사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갑자기 트위터에 띄웠다. 응답자 총 1750만2391명 중 절반이 넘는 57.5%가 머스크 CEO의 사퇴에 찬성을 표했다. 트위터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뒤 트위터가 새 CEO를 물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머스크 CEO의 사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머스크 CEO는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후 무더기 해고, 일방적 계정 정지 등으로 비판 받았다. 자신을 비판했던 기자의 계정을 정지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정지를 해제했다.  

트위터 경영 탓에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다.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 창업자이자 테슬라의 장기투자자인 로스 거버는 트위터로 "지금 테슬라 주가는 CEO의 부재에 따른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개편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8.05% 폭락하는 등 '머스크 리스크' 탓에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38%나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해 머스크가 소유한 3개 회사 모두에서 부당해고 문제가 불거진 점도 부담이다. 이날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은 테슬라의 전직 근로자 2명이 사무실 복귀 정책과 관련해 머스크 CEO를 비판했다가 불법 해고를 당했다면서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부당 해고 여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머스크 CEO가 경영하는 트위터와 스페이스X에서도 이어졌다. 장애 직원 해고와 성추행 의혹 문제 제기 후 해고 등 부당 해고의 유형도 다양하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법원에는 트위터의 성차별 해고, 장애 직원 부당 해고 등의 사유로 집단 소송 4건이 제기됐고, 노동위원회에도 트위터 불법 해고와 관련한 고소가 3건 접수됐다. 계류 중인 집단 소송 중에는 트위터가 법이 요구하는 사전통지기간인 60일을 지키지 않고 직원을 해고한 사안도 들어 있다. 

앞서 지난달 스페이스X의 전 직원 8명도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노동관계위원회에 회사를 신고했다. 머스크의 회사 전용기 승무원 성추행 의혹과 트위터에서의 부적절한 언행을 지적하는 서한을 경영진에 전달했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머스크 CEO가 각종 기행 경영을 반복하자 머스크 CEO 자신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 대부분이 테슬라의 주식으로 구성된 머스크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순자산은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 부호 자리도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넘겨줬다. 

전문가들도 '머스크 리스크'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콜린 러쉬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평균(Perform)'으로 하향 조정했다. 콜린 러쉬는 투자 의견 메모를 통해 "트위터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지속되면서 테슬라의 지속적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머스크 CEO의 트위터 경영 때문에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