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틀·금기 깨 경기도가 변화 이끌자"···공직사회 '경바시' 열공

2022-12-20 19:40
정책스터디 '기회경기 혁신포럼-경바시 시즌 1', 도민 관심 속에 진행
도,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미래먹거리와 혁신 열공 중...열기 '후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3년 계묘년을 앞두고 "기존의 틀, 자신의 금기를 깨 경기도가 대한민국을 바꾸자"고 강조했다.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공직자들이 2023년 계묘년을 앞두고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토대 마련과 공직사회 혁신을 위한 '열공'으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경기도청 공직자들은 정책 실현에 앞서 공직자의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것을 확 바꿔 시야를 넓히고 정책 수용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공부에 올인하고 있다. 

혁신(革新)은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등을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하는 것을 뜻하며  '혁(革)'은 갓 벗겨낸 가죽인 '피(皮)'를 무두질해  새로 만든 가죽이므로 '면모를 일신한다'는 뜻과 상통한다. 가죽을 벗겨내고 무두질을 할 때 그 아픔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혁신하기가 어렵다는 뜻과 같다. 

이처럼 기존 체제나 평소 갖고 있던 개인적인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변화를 싫어하는 기득권층의 반발이 거센 데다 안주 세력들의 도전이 만만찮아서 그럴 것이다. 그래서 방해와 아픔을 이겨내고 혁신에 성공한다면 그 장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기회경기 혁신포럼-경바시 시즌 1' 태동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 4층 회의실에 열린 기회경기 혁신포럼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에서 발표를 경청하며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김 지사가 최근 화두로 미래 먹거리 토대 마련을 제시하면서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스터디를 제안하자 경기도 공직자들이 정책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그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후끈하다.

김 지사가 기획하고 연출·제작한 ‘기회경기 혁신포럼-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 시즌 1’이 현재 경기도청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들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지사는 "공직자는 시야를 넓혀 다양한 정책을 폭넓게 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배추 속이 세상 전부인 줄 아는 배추벌레에서 벗어나야 국민의 이익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고 단언하면서 이를 위해 이런 기획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좋은 분들 모셔서 훌륭한 강연을 듣는 자리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기존의 틀, 자신의 금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경바시’는 도지사인 저를 비롯해 경기도청 임직원 모두에게 변화의 자극을 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저도 가능하면 일곱 번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경기도 공직자들은 좁은 우물의 세상에 안주하지 말고 바깥에 나와서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함께 토론했으면 한다. 도민과 소통하며 한 차원 높은 정책을 만들고 행정서비스를 했으면 좋겠다”고 정책 스터디에 대한 숨은 의를 숨기지 않았다. 

김 지사는 이어 “내년 초에는 간부들과 공공기관장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2023년 1년 동안 도정 운영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과 각자 계획에 대해 들어보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고 계속 경기도가 공부하고 토론하는 조직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 지사 방침에 따라 도 주요 공직자를 비롯해 전 직원이 스터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스스로 혁신하면서 도민과 국가를 위한 공복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정책 스터디에  열중하고 있어 경기도청 여기저기로 열기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첫 번째 강연,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생각을 바꾸면 정책이 보인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회경기 혁신포럼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에서 첫회 강연자로 나선 염광희 에네르기벤데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경바시' 주요 주제는 탄소중립과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미래차 등 경기도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특별한 해법 찾기로 첫 번째 강연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정책을 주제로 유럽 사례를 살펴보고 도가 향후 가야 할 길을 논의했다.

이날 특강 첫 강연자로는 클라우디오 바치안티 아고라 에네르기벤데(Agora EW) 유럽연합(EU) 지속가능금융 프로젝트 매니저와 염광희 에네르기벤데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가 나섰다. 바치안티 매니저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서 2050년 기후중립 목표에 맞춰 발표한 ‘유럽 그린딜’을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석탄 사용량이 늘어 유럽에서 일부 기후위기 대응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만 오히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늘고 있다"며 "유럽연합의 기후위기 대응 기조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염광희 매니저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화력발전소 없애기 △건물 리모델링 등 에너지 효율화로 난방 에너지 줄이기 △화석연료를 전기로 대체 △수소에너지 사용 등 독일 사례에서 배우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경기도에 제안했다. 그는 "독일은 과거부터 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며 성과를 거뒀고 에너지 전환이 국가 경제와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염 매니저는 또 "경기도에는 제부도라든지 경제성 있는 풍력이 있다. 그리고 바이오매스나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므로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햇볕이 부족한 나라 독일이 전 세계에서 태양광 발전기를 제일 많이 설치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치안티 매니저 역시 "햇빛은 이탈리아에 훨씬 많은데 태양광은 독일에 훨씬 많다. 그래서 정책이 중요한 것"이라며 "지자체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도입을 촉진하려면 민간 자본 역할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의 전도사 황철주 "혁신은 남들보다 먼저 잘하는 것"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기회경기 혁신포럼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에서 혁신과 행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두 번째 특강에는 '혁신과 행복'을 주제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나섰다. 그는 특강에서 "일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행복해지는지를 좌우할 것"이라며 "일을 하는 방법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변하는 만큼 성장하고 차별화하는 만큼 성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제의 생각과 행동, 10년 전 생각과 행동을 지금도 하고 있으면 안 된다"며 "행복은 경제적 여유, 시간적 여유, 환경의 자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이는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의 출발은 혁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혁신에 대해 "3차 산업혁명으로 모든 지식은 스마트폰 안에 다 들어가게 됐고 지식은 더 이상 돈으로 바꿀 수 없다. 기술은 레드오션이 됐고 혁신만이 블루오션"이라며 "혁신은 남들보다 먼저 잘하는 것이고, 경쟁자가 없는 기간이 혁신 기간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만들고 오래 가져가느냐가 리더의 역할이고 전략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분업적 협력과 공유"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와 함께 "저는 공무원이 있어야 할 이유가 착한 약자를 잘살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특혜와 지원은 구분돼야 한다. 특혜는 힘세고 잘사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지만 착한 약자를 잘살게 해주는 건 지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무원들이 그런 철학을 명확하게 해주면 일하시는 데 편하실 것 같다. 착한 약자가 더 잘살게끔 해주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도, 반도체 산업의 메카···국제형 지자체로 도약해야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회경기 혁신포럼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에서 반도체 산업 현황과 정책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세 번째 강연자는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었다. 그는 반도체의 기본 개념부터 경기도 정책 과제까지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과제를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경기도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최적지로서 새로운 혁신의 진원지로 진화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대기업과 수도권 특혜 등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투자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글로벌 수준의 투자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메카에서 종합 반도체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야 한다”며 “해외 반도체 클러스터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활성화를 추진해 세계 속의 경기도라 생각하고 국제형 지자체로 도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대만의 강점은 모든 시스템반도체를 전부 생산해낼 수 있는 고도로 다양화된 생산 탄력성을 갖추면서도 외국과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글로벌 능력이다. 지능형 자동차, 인공지능(AI) 로봇 같은 미래 시장에서 싸울 수 있는 전략 반도체를 만들어서 글로벌 협력이 가능하게 터를 닦아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반도체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좋은 점은 전반적으로 많은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고 자꾸 지원해 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라고 전제한 후 “아쉬운 점으로는 기본적으로 규제가 많다. 도장 찍는 데 힘들다, 설득하는 데 힘들다. 이런 것들이 많다”면서 규제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23일까지 경바시를 총 7차례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