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차가운 잿빛 도시' 따듯하게 물들인 신세계百 파사드...관광자원 활용은 요원
2022-12-18 11:37
“실물로 보니 영상보다 훨씬 화려하네요. 불꽃놀이보다 더 예쁜 게 기대 이상이에요.”
영하 5도로 떨어진 기온에 살을 에는 겨울바람이 부는 지난 16일,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이모씨(25·여)는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쏟아지는 빛의 향연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연인과 함께 나온 이씨는 “눈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소음과 뒤처리 등 환경을 고려했을 때도 더 좋다”고 말했다.
영하 5도로 떨어진 기온에 살을 에는 겨울바람이 부는 지난 16일,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이모씨(25·여)는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쏟아지는 빛의 향연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연인과 함께 나온 이씨는 “눈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소음과 뒤처리 등 환경을 고려했을 때도 더 좋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앞에는 이씨처럼 신세계백화점 건물 외벽에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를 관람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이 많았다. 이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발목까지 오는 두꺼운 롱패딩, 목도리, 털모자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채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오후 5시께부터 근처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는가 하면 일부 발 빠른 시민들은 일찌감치 회현지하쇼핑센터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 ‘명당’에 모이기도 했다. 5시 40분께 영상이 시작되자 시린 발을 달래듯 동동거리며 기다리던 시민들의 입에서 “이야”, “와 예쁘다” 등 탄성이 흘러나왔다. 배우자, 딸과 함께 나온 박모씨(43·여)는 “화려함은 작년에 못 미치지만, 영상의 내용에서 시청자가 따듯한 연말을 보내길 바라는 기획 의도가 느껴진다”며 만족해 했다.
친구와 함께 나온 김모씨(32·여)는 “건물 모양이 곡선인데 TV로 보는 것처럼 평면으로 펼쳐지는 게 신기하다”며 “건물 바로 밑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거리를 두고 보니 웅장하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만 진행하기에는 아까워 평소에도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처럼 광고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3~4분짜리 영상이 반복되니 가수들이 노래를 홍보할 때 활용하면 케이팝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만큼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화점 측은 "올해 미디어 파사드는 ‘매지컬 판타지(Magical Fantasy)’로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도착한 마법의 성에서 파티가 펼쳐지는 내용"이라며 "오가는 시민 모두에게 ‘마법같이 아름다운 연말’이 되길 소망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외관 장식은 내년 1월 31일까지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볼 수 있다.
이 파사드 영상은 환경에도 덜 해롭다고 신세계백화점은 말했다.
백화점 측은 '홍보 효과를 얼마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홍보 효과를 추산하고 있지는 않다”며 “말 그대로 가족, 친구, 연인 간 마음이 따듯한 연말을 보냈으면 하는 메시지 전달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눈의 즐거움은 둘째, 첫째는 ‘안전’
이날 파사드 영상을 관람하는 시민들 사이에선 끊임없이 “다치실 수 있습니다. 화단에서 내려오세요”라며 서로의 안전을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 보안팀 관계자는 “외부 인력 10명, 자체 인력 5명, 모범운전사 25명 등 40명이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시민들이 화단 위에 올라가거나, 계단으로 이어지는 지하상가 출입구를 막지 못하게 관리한다”며 “관람자가 차도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펜스에 기대지 못하도록 하거나, 좁은 통로에서 사람들을 순환시키는 등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할인 서울 중구청도 ‘연말 다중 밀집 행사 안전관리 대책’을 세워놓고 질서유지에 들어갔다.
중구는 ‘2022 명동빛축제’와 신세계·롯데백화점의 미디어 파사드에 약 10만~12만명의 인파가 다녀간 것으로 추산, 김길성 중구청장도 축제가 열리는 밤마다 수시로 안전 순찰과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소방·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의 안전대책 회의도 하루 2회씩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또 특별 안전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중구 관내 인파 과밀 전 지역을 통합관제센터 폐쇄회로(CC)TV 집중 관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는 또 명동 관광특구 등 인파 과밀지역 현장에 안전요원도 배치해 인파 밀집도를 모니터링하고 위험시설물 현황을 파악하고 인파가 몰릴 만약의 사태에 대비, 차량 우회·인파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보안팀 관계자는 “외부 인력 10명, 자체 인력 5명, 모범운전사 25명 등 40명이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시민들이 화단 위에 올라가거나, 계단으로 이어지는 지하상가 출입구를 막지 못하게 관리한다”며 “관람자가 차도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펜스에 기대지 못하도록 하거나, 좁은 통로에서 사람들을 순환시키는 등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할인 서울 중구청도 ‘연말 다중 밀집 행사 안전관리 대책’을 세워놓고 질서유지에 들어갔다.
중구는 ‘2022 명동빛축제’와 신세계·롯데백화점의 미디어 파사드에 약 10만~12만명의 인파가 다녀간 것으로 추산, 김길성 중구청장도 축제가 열리는 밤마다 수시로 안전 순찰과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소방·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의 안전대책 회의도 하루 2회씩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또 특별 안전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중구 관내 인파 과밀 전 지역을 통합관제센터 폐쇄회로(CC)TV 집중 관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는 또 명동 관광특구 등 인파 과밀지역 현장에 안전요원도 배치해 인파 밀집도를 모니터링하고 위험시설물 현황을 파악하고 인파가 몰릴 만약의 사태에 대비, 차량 우회·인파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외 반응은 뜨거운데... 갈 길 먼 관광자원 활용
10만여명이 다녀간다는 중구의 추산 외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시민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밤이 깊어지고 올겨울 들어 최고 강추위로 기온이 떨어졌지만 영상이 종료되는 밤 10시 30분께까지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유동 인구의 증가로 지역 상인들도 상권 활성화를 체감했다. 중앙우체국 옆 골목에서 요식업을 하는 심모씨는 “명동 끝자락에 있는 우리 가게는 신세계 때문에 덕을 보고 있다”며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진행했던 작년에도 연말에는 신세계백화점 (미디어 파사드)의 영향으로 장사가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다른 계절에 비해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근처 카페 종업원 A씨도 “금요일 저녁에는 원래 손님이 많은 편”이라면서도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지난달 19일 이후 미디어 파사드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손님으로 많이 찾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세계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은 지난 4월 40명에서 11월 4000명대로 빠르게 늘기도 했다.
정현일 정호여행사 대표는 “필리핀에서도 SNS로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가 화제가 되며 미디어 파사드가 종료되는 내년까지 예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뜨거운 국내외 반응에도 백화점 크리스마스 파사드를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처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길은 요원하다. 매년 타임스스퀘어에서는 타임스스퀘어 얼라이언스(Times Square Alliance)의 주최로 1월 1일 0시가 되는 순간을 카운트다운하는 새해 전야제 등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백화점 외관 장식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서울시와 명동관광특구협의회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업체와 직접적인 연계는 없고, 서울시 관광재단에서 매력적인 공간으로 소개하는 차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간접적으로 홍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민간업체와 직접 접촉은 없었다”며 “서울시청 관광협력팀 내에선 업체와 연계해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다만 “관할 구청에서 진행하는 빛축제(명동빛축제)와 거리가 가까워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명동빛축제의 주최 측인 명동관광특구협의회의 입장은 달랐다. 김인수 명동관광특구협의회 국장은 “말만 축제지 거리에 조명을 켜는 것 외에 별다른 행사가 없다”며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행사를 기획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유동 인구의 증가로 지역 상인들도 상권 활성화를 체감했다. 중앙우체국 옆 골목에서 요식업을 하는 심모씨는 “명동 끝자락에 있는 우리 가게는 신세계 때문에 덕을 보고 있다”며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진행했던 작년에도 연말에는 신세계백화점 (미디어 파사드)의 영향으로 장사가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다른 계절에 비해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근처 카페 종업원 A씨도 “금요일 저녁에는 원래 손님이 많은 편”이라면서도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지난달 19일 이후 미디어 파사드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손님으로 많이 찾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세계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은 지난 4월 40명에서 11월 4000명대로 빠르게 늘기도 했다.
정현일 정호여행사 대표는 “필리핀에서도 SNS로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가 화제가 되며 미디어 파사드가 종료되는 내년까지 예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뜨거운 국내외 반응에도 백화점 크리스마스 파사드를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처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길은 요원하다. 매년 타임스스퀘어에서는 타임스스퀘어 얼라이언스(Times Square Alliance)의 주최로 1월 1일 0시가 되는 순간을 카운트다운하는 새해 전야제 등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백화점 외관 장식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서울시와 명동관광특구협의회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업체와 직접적인 연계는 없고, 서울시 관광재단에서 매력적인 공간으로 소개하는 차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간접적으로 홍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민간업체와 직접 접촉은 없었다”며 “서울시청 관광협력팀 내에선 업체와 연계해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다만 “관할 구청에서 진행하는 빛축제(명동빛축제)와 거리가 가까워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명동빛축제의 주최 측인 명동관광특구협의회의 입장은 달랐다. 김인수 명동관광특구협의회 국장은 “말만 축제지 거리에 조명을 켜는 것 외에 별다른 행사가 없다”며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행사를 기획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