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한 달 앞둔 CES 2023, 기대 반 우려 반…기업들 '실속'부터 챙길 때

2022-12-22 10:00

“이번 CES에는 몇몇 기업들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 같다. 아무래도 사업도 어려운 상황에 CES 부스 설치 같은 데 드는 비용까지 부담하긴 어려웠던 게 아닐까 싶다.”
 
요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CES가 단연 화두다. 만나기만 하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의 꽃을 피운다. 기업들 사이에서 CES가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미 대부분 기업은 참가 여부를 결정짓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등 일부 기업들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CES 행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1월 열렸던 CES 2022는 코로나로 인해 적극적인 홍보는 어려웠던 만큼 내년 초에는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전 산업군이 경영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도 CES 참가로 인한 비용 증가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도 그렇지만 특히 중견,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크다.
 
현대차가 내년 CES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배경에도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초 CES 2022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로보틱스 비전 발표와 함께 로봇개 스팟을 공개하는 등 크게 이슈 몰이를 하고서 다음해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에 의미가 적지 않다는 시각에서다.

현대차가 불참을 결정한 것은 비용 대비 사업적 효율이 낮고, 새롭게 선보일 만한 결과물도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재계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또 렌털업계 1위인 코웨이도 이번만큼은 CES 부스를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의 사례를 참고해서 CES 2023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무엇보다 ‘실속’부터 챙겨야 할 때다. 혁신 기술 발표로 시장의 이목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경영 악화 흐름 속에서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참여한 행사인 만큼 CES의 본질인 혁신 기술 관련된 사업 협력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경기 침체 흐름 탓에 사업 경쟁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각종 혁신 기업이 한 자리에 모이는 CES에서 새로운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일이 먼저다.
 
최근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의 CES 방문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의 경우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CES이기에 의미가 적지 않을 수 있다. 재계 리더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 실리를 찾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수지 산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