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열리는 중국] 전기·화학 中 수요 살아나나···삼성·LG·SK, 실적 개선 돌파구 모색

2022-12-11 19:00
글로벌 경기 침체·주력사업 수요 부진
성장성 우려 컸던 국내 대기업들 '안도'
관련 사업 재정비 對中 매출 회복 나서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 움직임에 국내 대기업그룹이 안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그룹인 삼성·SK·LG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기장비와 화학 부문에서 중국향(向)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덕이다. 최근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다시 접근할 수 있다면 수익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 움직임에 국내 유수 대기업그룹이 관련 사업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단행된 이후 대폭 줄어든 국내 대기업그룹 계열사의 중국향 매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실제 올해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올해 10월까지 26억 달러 흑자에 불과하다. 1~10월 우리 수출에서 중국의 비율은 23.1%로 2008년(21.7%) 이후 최저다.

우리나라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우리 제품이 밀려나는 현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도 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0년 기준 중국의 수요로 발생하는 국내 제조업 매출 1122억 달러(약 146조5332억원) 중에서, 전기장비와 화학이 각각 364억 달러(약 47조5384억원)와 106억 달러(약 13조8436억원)로 가장 규모가 큰 탓이다.

전기장비와 화학 등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그룹인 삼성·SK·LG의 주력 산업으로 손꼽힌다. 삼성그룹은 전자 부문(전자·SDI·전기·에스디플렉스)에서만 그룹 전체 매출액(금융사 제외) 중 80.6%를 의존하고 있다.

SK그룹은 전자(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ICT와 정유·화학(이노베이션·케미컬 등) 부문이 각각 42.6%와 40%를 차지하고 있다. LG그룹도 전자(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와 화학(화학·생활건강) 부문에 각각 60.1%와 29.2%를 의존하는 구조다. 올해 전자·화학 산업이 수요 위축에 크게 흔들리면서 국내 대기업그룹의 성장성에 우려가 나왔던 이유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생산품 절반 이상을 중국에 수출하던 국내 화학사는 올해 중국의 봉쇄 조치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업계 1위인 LG화학은 올해 누적 3분기(1~9월) 영업이익 2조80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4조2769억원 대비 34.43% 줄었다. 같은 기간 대형 화학사 SKC의 영업이익도 3031억원에서 2446억원으로 19.3% 줄었다.

강도 높은 봉쇄 조치를 단행해왔던 중국 이외에도 최근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그룹의 주력 산업인 전자·화학 부문에서 수요 부진 현상이 뚜렷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수요가 회복된다면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던 국내 대기업그룹에 큰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각 산업권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는 것 자체는 반길 만한 일"이라며 "그동안 수요 부진으로 다소 아쉬운 상황에 놓였던 국내 대기업그룹이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