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우린 너무 늙었다"… 벨기에 '황금세대'의 좌절

2022-12-02 03:26

벨기에 선수들이 2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을 무승부로 마친 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쓸쓸하게 퇴장했다.
 
벨기에는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를 끝낸 벨기에는 모로코(2승 1무), 크로아티아(1승 2무)에 이어 3위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벨기에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2006년과 2010년에는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 개막 전까지 벨기에는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혔다. FIFA 랭킹 2위인 데다 황금세대가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의지가 남다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벨기에 황금세대는 2006년과 2010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키워낸 선수들을 가리킨다. 얀 베르통언(35, 안더레흐트), 드리스 메르텐스(35, 갈라타사라이), 토비 알더베이럴트(33, 로열 앤트워프), 악셀 비첼(33,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케빈 더브라위너(31, 맨체스터 시티), 에당 아자르(31, 레알 마드리드), 티보 쿠르트아(30, 레알 마드리드), 로멜루 루카쿠(29, 인테르 밀란), 야닉 카라스코(29,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이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4위에 올랐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꺾으며 승승장구해 최종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평균 연령이 30대를 넘어서면서 체력 등에서 어려움이 따랐다. 더브라위너는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우리 팀은 너무 늙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대회 중 선수단 내 불화설까지 나도는 등 팀 분위기도 좋지 못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탈락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에서 승리를 따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첫 경기부터 우리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2차전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다만 3차전 크로아티아와 0-0 무승부에 대해서는 “오늘 우리는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고, 후회는 없다”며 “탈락했지만 고개를 들고 떠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