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인사제도 도입 1년···삼성전자, 패스트트랙에 '3040 경영진' 확대로 미래 준비 가속

2022-11-30 17:30
부사장-전무 직급 통합 등 신 인사제도 구축…30대 상무·40대 부사장 확대 주목

삼성전자가 세대교체를 본격화하고 있다.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한 지 1년을 맞은 가운데 이재용 회장 체제가 내년 본격 가동되면서다.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춰 정기 인사에서 보다 젊은 경영진을 확대하는 등 새 진용을 구축할 전망이다. 삼성 계열사들 또한 30·40대 경영진 육성으로 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월 초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이르면 1일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이후 임원 인사를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 폭이 컸던 만큼 한종희 DX부문장 겸 대표이사(부회장)와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사장) 투톱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젊은 경영진을 얼마나 더 등용하느냐다. 올해부터 삼성전자는 연공 서열을 없앤 미래지향 인사제도로 혁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인재를 과감히 중용하는 ‘삼성형 패스트트랙’을 실시하고 있다.
 
30·40대 경영진 확대는 사실상 이 회장 경영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는 평가다. 이에 2023년 인사에서 젊은 인재 등용이 대폭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1년간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을 폐지하고,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조기에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상태다.
 
실제 이 회장이 부회장에 오른 2012월 12월 이후 지난 10년간 삼성전자 내 30·40대 경영진은 대폭 늘었다. 이 회장이 부회장에 오르기 직전인 2012년 9월 말 기준 삼성전자는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이 각각 단 1명, 2명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9월 말 기준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은 각각 5명, 2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40대 상무는 235명에서 277명으로 증가했다. 이 회장이 사실상 삼성전자 총수 자리에 오른 후 젊은 경영진이 대폭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2주기 당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하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신인사제도가 올해 자리를 잡은 만큼 내년 인사에서는 이 같은 30·40대 경영진 확대 폭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한 사례도 임원 직급 단계를 축소해 유능한 경영자를 배출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 내 맏형으로 여겨지는 삼성전자를 따라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들도 젊은 경영진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이번 인사에서는 미래 준비에 대한 의지가 반영될 것”이라며 “젊은 경영진 비중을 늘리는 것 또한 이러한 미래 준비를 위한 일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