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산 꼼수 이전 반발' 속 조직개편안 의결…노조 "법적대응"
2022-11-29 18:00
윤석열 대통령의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공약 실현을 위한 사전 밑작업 및 꼼수로 거론되던 산은의 내년도 조직개편안이 갖은 논란과 반발 속 이사회를 통과했다.
29일 산은은 이날 오후 여의도 본점 8층 임원회의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부산 등 동남권 조직 확대를 골자로 한 2023년도 조직개편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근 갑작스레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조한홍 전 이사를 제외한 이사진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산은 이사회는 강석훈 산은 회장, 최대현 수석부행장, 김영욱·정동일·이석환·강삼모 비상임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우선 글로벌 금융환경 및 거시경제 변동에 대한 선제적 대응력을 구축하기 위해 '재무관리부문'을 신설하고 정책기획부문과 경영관리부문을 통합한 '기획관리부문'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부문 내 네트워크지원실과 지역성장지원실을 '지역성장지원실'로 통합해 유사업무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산은 노조를 비롯한 금융권 안팎에서는 산은의 이번 동남권 영업조직 확대 개편 시도를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산은 노조 조합원을 비롯한 금융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은행 로비 1층을 둘러싸고 이사회 개최 저지를 위한 긴급행동에 나섰으나 이사진들이 조합원들이 막아선 정문과 후문이 아닌 다른 통로를 통해 들어오면서 이사회는 예정대로 개최됐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서울특별시에 본점을 둔다는 내용이 담긴 산업은행법이 아직 개정되지도 않았는데, 이사회를 통해 불법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측의 이번 조치에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번 조직개편으로 발생할 문제들은 결국 산은 직원들이 책임을 지게 될 텐데 (알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한) 사외이사 등을 상대로 배임 등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