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방부터 버거숍까지…리빙업계 'MZ세대 놀이터' 만드는 이유

2022-11-22 06:00
이브자리 둔산점, 빨래방~영화관까지
친밀감 높이려 일상 콘텐츠 가득 채워
신세계 까사미아·시몬스도 고객 접점↑

이브자리 플래그십스토어 대전 둔산점 내 세탁 서비스 공간. [사진=이브자리]

침구‧침대‧가구 매장에 이종산업 또는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점포가 늘고 있다. 제품 구매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같은 리빙업계 행보엔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사로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MZ세대가 리빙 시장에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온라인 리빙 시장에서는 MZ세대 구매력이 이전 세대를 넘어섰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 이용자 중 20·30대가 67%를 차지한다. 업계는 MZ세대를 오프라인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이들이 주목할 만한 콘텐츠를 매장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이브자리 플래그십스토어 대전 둔산점 내 안마의자 체험 공간 [사진=이브자리]

이브자리 플래그십스토어 대전 둔산점은 브랜드에 신선함을 더하고 MZ세대에 다가서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10월 개점한 공간이다. 지상 1층부터 지하 1층까지 총 150평(496㎡) 규모의 공간을 이브자리 침구 매장은 물론 셀프 빨래방, 안마의자, 영화감상 공간, 스낵존 등 MZ세대 일상과 친숙한 콘텐츠를 결합해 꾸몄다.

침구 매장에도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했다.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해 수면 컨설팅부터 침구 체험까지 셀프로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 △베개 △토퍼 △매트리스 △구스 △패브릭 등 제품군별 구역에서 ‘나에게 맞는 침대 찾기’ 가이드를 이용하면 된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플래그십스토어 대전 둔산점은 젊은 세대가 주목할 콘텐츠를 더해 브랜드를 경험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지난해 10월 오픈 이후 지난 1년간 20·30대 방문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내부. [사진=신세계까사]

신세계까사는 최근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을 가구와 예술을 결합한 ‘아트 살롱’으로 재단장했다. 최근 2~3년 사이 MZ세대를 주축으로 미술에 관심을 쏟는 소비자인 아트슈머가 늘었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과 접점을 늘린다는 취지다.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건물 외관과 내부 디자인에는 영국 현대미술 작가 리처드 우즈가 참여해 ‘공간의 예술 작품화’를 시도했다. 건물 1층엔 아트슈머를 겨냥한 아트 소품 전문관을 마련해 리처드 우즈와 협업한 가구‧소품을 전시‧판매한다. 4층 ‘아키텍트에디션’에선 연간 4회 이상 전시를 선보인다.
 
시몬스 침대가 지난 2월 문을 연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곳에선 침대 대신 시몬스가 내놓은 다양한 굿즈와 부산 수제버거 브랜드 ‘버거샵’ 햄버거를 판매한다. MZ세대를 타깃으로 시몬스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시몬스 관계자는 “자사 제품 실구매층 역시 20~40대로 젊은 편”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사진=시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