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10억개가 기술직으로 바뀐다"…SAP가 말하는 직무교육의 미래

2022-11-16 17:00
맥스 웨슬 SAP 최고학습책임자 '업스킬링' 전략 제시
"기업 75% 구인난 겪어…'인재 돌려막기' 하고 있다"
무료 학습 콘텐츠 제공 확대하고 전문 강좌 운영해
IT 업계 진입 어려운 계층에 참여·성장 기회도 마련
2025년까지 재직자 200만명에 직무 전환 교육 제공

맥스 웨슬 SAP 최고학습책임자 [사진=SAP]


SAP가 모든 산업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 흐름과 맞물려 기업 현장에 당장 부족한 디지털 신기술 보유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현직 개발자 200만명을 클라우드·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차세대 디지털 인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업스킬링(재직자 대상 직무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학생과 구직자를 위한 성장·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맥스 웨슬(Max Wessel) SAP 최고학습책임자(CLO)는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SAP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 2일차 강연을 통해 전 세계 기업이 당면한 인재 부족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SAP가 추진 중인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SAP에서 직원, 고객, 파트너를 위한 학습과 인재 양성, 리더십 개발, 개발자 관계(developer relations) 부서를 이끄는 인물이다.

올해 3월 세계경제포럼(WEF)은 현존 일자리 중 10억개 이상이 디지털 전환 영향으로 컴퓨터 관련 기술 분야 역량을 필요로 하는 기술직무(technology jobs)로 바뀔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데 기업 넷중 셋(75%)은 당장 필요한 직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전 세계에 만연한 '역량 격차(skills gap)'를 좁히기 위해 SAP가 움직이고 있다.

웨슬 CLO는 "기업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한 신입 직원의 역량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를 느끼는 가운데 당장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려고 SAP이 IBM에 다니는 사람을 채용하고 IBM이 액센츄어에 다니는 사람을 채용하는 식으로 '인재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인재 수급 간극을 메우려면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에게 정보기술(IT) 업계 진입 발판과 경력 성장 사다리를 제공해 인재를 확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AP는 이를 위해 자사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사업에 필요한 지식·기술 습득을 지원하는 웹사이트 'SAP 러닝'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학습 콘텐츠 규모를 3배로 확대하고 '핵심 혁신 분야'에 대한 개발자 대상 전문 학습 과정 23종을 운영한다. 또 성별 고정관념과 경제적 격차 등으로 IT 업계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underserved audiences)에 직무 역량 습득과 경력 개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특화 교육과 SAP 기술 인증 시험 1만회 무상 응시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SAP는 전 세계 1억1000만 수강생을 보유한 온라인 강좌 플랫폼 코세라(Coursera)와 손잡고 신설한 강좌를 통해 관련 전공 학위 없이도 SAP 컨설턴트 직무를 맡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기초적인 단계부터 쌓아 나갈 수 있게 했다. SAP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력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소모임(Career Corner)을 개설해 SAP 본사뿐 아니라 협력사와 고객사 등 'SAP 생태계'에 참여하는 2400만여명의 종사자들이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들의 교류와 지식 공유를 장려하고 있다.
 

맥스 웨슬 SAP 최고학습책임자 [사진=SAP]


SAP는 코세라와 협업해 단순히 직무 역량과 지식을 전달하는 강좌만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참여를 유도하는 창구도 마련했다. 코세라 강좌 수료자에게 자격증과 인증서를 취득하도록 협업하고 궁극적으로는 관련 직무 역량을 필요로 하는 SAP 본사나 협력사, 고객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구인공고 등 정보를 공유한다. 해당 직무에 관심이 있는 수강자를 위해 필요한 자격 요건, 지원 방법과 면접 요령까지 안내하는 식으로 돕고 있다.

웨슬 CLO는 "SAP는 오는 2025년까지 미래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인재 200만명에게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컴퓨터 분야 기술을 익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지금은 IT 업계 종사자만 이런 역량을 요구받는데, 앞으로 10년 안에 모든 직업 가운데 3분의1 이상이 IT와 접목되면 해당 직무 종사자는 (경력) 발전을 위해 이런 역량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P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테크에드(TechEd)'에서 코세라와 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수강자는 SAP와 코세라 협업으로 제공되는 SAP 기술 분야 강좌를 통해 SAP 기술 컨설턴트 전문 자격 인증 과정을 입문 단계부터 이수할 수 있다. SAP 기술 생태계에 관심이 있는 학생, 미취업자, 직무 전환 희망자 등은 4~5개월간 학습을 거쳐 SAP 기술 컨설턴트로 채용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웨슬 CLO는 "IT 업계 진입 기회가 제한적인 미래 인재들에게 클라우드 네이티브 세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우리와 고객사에 필요한 인재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다양한 인력 양성 관로(pipeline)를 뚫어 인재 양성 분야에서 일종의 표준 지위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면서 "재직자로서 직무 전환을 원하는 사람과 미취업자, 학생과 여성을 비롯한 여러 소수자에게 저마다 처한 환경에 맞게 역량을 쌓고 산업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재직자로서 SAP와 코세라의 디지털 기술 강좌를 수료하고 인증을 취득한 이들 가운데 61%는 승진했다. 91%는 자신의 직무 역량과 전문성에 대해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76%는 기존 직장에서 더 높은 직무 만족도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맥스 웨슬 SAP 최고학습책임자가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SAP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 2일차에 진행한 강연의 발표 자료 일부 [자료=S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