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험 금리 경쟁 어디까지…연말 6%대 상품 나오나

2022-11-15 14:48
교보생명, 5.8% 상품 출시…FP·방카, 2개 채널서 운영
운용자산이익률 대비 2배 높은 금리에 이차역마진 우려 증폭
'고금리 경쟁보단 저축보험 자체 경쟁력 확보' 지적
"만기 적립금, 일시납 상품으로 재유치해 자산규모 유지 방안도"

[사진=연합뉴스]


금리가 5.8%에 이르는 저축보험이 출시되면서 연말 6%대의 관련 상품 출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보험사들의 보유 채권 금리가 하락, 유동성 문제가 커지자 단기간에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업권 평균 운용자산이익률보다 2배가량 높게 책정된 금리에,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까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교보생명은 5.8%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5년 만기 상품으로 FP(재무설계사)채널과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채널에서 판매되며, 상품명은 각각 '교보베스트저축보험Ⅲ', '교보퍼스트미리보는내저축보험Ⅴ'다. 저축보험은 보험료를 일정 금액 납부하고 만기 때 총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환급금을 받는다. 이번 상품은 최근 생명보험사가 출시했던 저축보험 중 가장 높은 금리 상품이다.

앞서 지난달 말부터 5%대의 관련 상품이 잇따랐다. IBK연금보험이 5000억원 한도로 5.3%의 상품을 내놓자, ABL생명이 5.4%의 '더나은 ABL저축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연이어 한화생명이 5.7%의 상품을 출시했다. 

이 같은 생보사들의 저축보험 고금리 경쟁은 최근 기준금리가 오르고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10%대로 치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생보사들에게 저축보험은 최근 단기간 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초에는 4%대 저축보험이 봇물을 이뤘는데, 생보사들은 단기간 내 총 2조40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저축보험은 은행권 적금 상품과 성격이 비슷한데다, 보험계약기간 중 사망 시 일정 금액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등 사고에 대한 보장까지 받을 수 있어 관련 수요가 커지고 있다.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4~5% 상품들이 쏟아졌던 만큼, 내달 6%대의 저축보험 상품 출시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보험료가 회계상 부채로 인식돼 불리한 점이 있지만, 최근 금리상승기와 맞물려 수천억원대 매출을 단기간에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최근 흥국생명발 자금 유동성 우려가 보험권을 휩쓸었던 만큼, 필요한 수준대 금리로 상품을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차역마진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차역마진은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생보업계 전체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3%인데, 이보다 2배가량 놓은 금리가 책정되는 추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저축보험의 고금리 경쟁보다는 상품 자체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채권 위주의 자산운용을 하는 생보사가 무리한 수익률 향상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등을 통한 신규 판매 확대보다 저축보험의 만기 적립금을 보험사가 일시납 상품으로 재유치해 자산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저축보험 만기 시 은퇴연령에 가까운 가입자의 적립금을 일시납 연금 등으로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