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파산 신청까지 간 FTX···휘청이는 가상화폐 시장

2022-11-13 16:00
비트코인 일주일새 20% 폭락···가상화폐 시총 1년새 2조 달러 증발

[사진=연합뉴스]

세계에서 셋째로 큰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의 파산 위기에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일주일 새 20% 넘게 빠졌고, 시장은 작년 최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을 밑돌았다. FTX의 부채 규모도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원)에 달해 가상화폐 시장의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글로벌 코인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 시가총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만6866달러(약 2224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20.56% 폭락했다. 전체 시총으로는 835억 달러(약 110조1400억원)가 빠진 3240억 달러(약 427조3500억원)를 기록했다.

시장 전체로 보면 가상화폐 시총은 현재 8450억 달러(약 1114조 5550억원)를 기록해, 일주일 새 무려 2070억 달러(약 273조원)가 증발했다. 지난해 11월 최고점(2조8766억 달러) 대비로는 약 2조 달러에 달하는 돈이 증발했다. 우리 돈으로 무려 2638조원에 달하는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최고점 시총 대비 현재 시총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지난 2일(현지시간) FTX가 세운 한 투자회사가 자사 가상화폐를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무리하게 대출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언제든 찍어낼 수 있는 가상화폐로 돈을 빌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오락가락 행보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FTX의 유동성 위기 의혹에 바이낸스는 곧장 FTT코인을 전량 매각하겠다며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시장이 극한의 공포에 휩싸이자 바이낸스는 긴급히 FTX를 직접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하루 만에 '인수 포기' 의사를 내비쳤다. 94억 달러(약 12조4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지 못한 FTX는 결국 11일(현지시간) 파산을 신청했다.

FTX 파산신청서를 보면, 부채 규모는 최대 500억 달러에 달한다. 업계 역사상 가장 큰 부채 규모다. FTX 채권자 역시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한때 3위의 거래소였던 코인 제국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고 전했다.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유동성이 말라가는 과정에서 연쇄 유동성 위기에 휘말리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의 겨울이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파다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