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최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선상에 오른 가운데 그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소방대응 2단계 발령이 늦게 이뤄졌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특수본이 최 소방서장 집무실 압수수색 영장 사유에 "소방대응 2단계 발령이 늦게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특수본은 최 소방서장이 사고 당시 소방대응단계를 신속하게 발령하지 않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소방당국은 압사사고 발생 28분 뒤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43분에 대응 1단계를, 58분 뒤인 오후 11시 13분에 2단계를 발령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는 데 30분이 걸린 셈이다. 3단계 상향은 참사 93분 뒤인 오후 11시 48분이었다.

'서울시 사고 및 재난 현장 긴급구조 지휘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인명 피해 등을 기준으로 대응 1단계는 10명 미만, 대응 2단계는 10~20명, 대응 3단계는 20명 이상일 때 발령한다. 하지만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했을 당시엔 이미 수십명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렇다 보니 사고 발생 직후 소방당국이 소방대응단계 발령을 신속하게 하지 않았다는 게 특수본의 판단이다.

한편 최 소방서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입건된 것과 관련해 강한 분노를 표하는 민원성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제 심정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봐주시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