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윤희근 경찰청장, 참사 당일 잠들어...2시간 지나 첫 회의

2022-11-04 14:25
문자메시지 미확인...상황담당관 전화도 받지 않아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밤 사고 발생 사실을 모르고 잠이 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윤 청장은 당시 토요일 휴일을 맞아 오전 충북 제천시를 방문해 지인들과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께 캠핑장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충북 청주 출신의 윤 청장은 2012년 제천 경찰서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참사가 시작된 지 45분가량 지난 시점이었지만 윤 청장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잠든 것으로 확인됐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11시 32분께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20분 뒤 걸려온 상황담당관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는 다음날인 30일 오전 12시 14분이 돼서야 상황담당관에게 전화통화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서울로 출발했으며 출발 5분 뒤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총력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윤 청장은 오전 2시 30분 참사 사실을 인지한 지 2시간 16분이 지나서 경찰청 지휘부 회의를 열었다.
 
윤 청장이 잠든 사이 첫 보고가 들어온 10월 29일 오후 11시 32분(문자메시지)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11시 1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11시 20분)이 사고를 알게 된 후다. 이는 소방청의 대응 2단계 발령(11시 13분), 윤 대통령의 첫 지시(11시 21분) 등 긴급 조치가 이뤄진 뒤이기도 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마찬가지로 보고 사각지대에서 늦게 상황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청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께까지 광화문 서울청 집무실에서 집회관리 업무를 한 뒤 강남구 자택으로 퇴근했다.

퇴근 시점에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엔 이태원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할 것 같다'는 위급한 신고전화가 최소 8통 접수됐다. 집에 있던 그는 오후 11시 34분께 걸려온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의 3차례 전화를 받지 못했고, 2분 뒤 전화통화가 이뤄져 처음 참사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