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카드 꺼낸 野...與 "검수완박 해놓고 경찰 못 믿나"

2022-11-03 16:43
野, 속도전 강조, 내주 본회의 처리 주장에 여당 회의론 여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국민 여론이 거세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 '검경 수사 불신론'을 비롯한 국정조사와 함께 특검까지 필요하다는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해놓고 이제와 경찰을 못 믿냐"며 민주당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당 차원의 국정조사 요구를 공식화했다. 박 원내대표는 "수사 대상이 수사하고, 심판받아야 할 자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사태를 더 방치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조속히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내주 본회의에서 요구서를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야당 의원 일각에서는 국정조사 및 특검 요구가 쏟아져나왔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 대응이 미비한 것을 두고 "검수완박법으로 검찰이 대형참사를 수사할 수 없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하며 "이들 모두가 진상규명의 대상임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향후 국정조사를 넘어 특검까지 요구할 경우 더 큰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특검은 여야 합의를 하는 데 있어 매우 곤란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진상규명)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에 비해 국정조사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형 사고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법을 개정하자"며 "국정조사보다 그게 먼저"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날 경찰에 '셀프 조사'를 맡길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한 데 따른 대응으로 읽힌다.

정 위원장은 "이태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민주당이 입법 독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검찰은 이태원 사고를 수사할 수 없다.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사법 체계를 무너뜨린 검수완박법의 결과"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