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노믹스가 온다] 알파세대, 新경제주체로…신인류가 만드는 신세계

2022-11-15 05:00
2010~2024년 출생한 세대 부르는 말
스마트폰 쥐고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
2025년엔 22억명, 가장 큰 세대될 듯

새로운 경제 주체로 떠오르는 알파세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말에요? 친구들하고 놀았어요. 휴대전화로 게임하고, 문자로 얘기하면서요. 밖에선 안 만나죠."

서울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양가빈(7)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하지만 윗 학년과 달리 정상적으로 입학식을 했다. 수업도 학교에서 한다. 하지만 놀이 문화는 같다. 온라인 공간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목소리가 아닌 문자나 인스턴트 메신저로 대화하는 게 편하다. 

'알파(α)세대' 시대가 왔다. 알파세대는 Z세대(1995∼2009년 출생) 다음 세대다. 아이패드가 이 세상에 출시된 2010년도부터 2024년까지 약 15년간 출생하는 세대의 특징을 담아 부르는 말이다. 알파세대는 호주 사회학자 마크 맥클린들이 만든 용어다. 그리스 문자 첫 글자인 '알파(α)'를 사용한 이유는 온전히 21세기 출생자로만 구성된 첫 번째 세대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어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태어난 알파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린다. 문화적 다양성을 전 세계가 광범위하게 연결된 온라인으로 이해하고,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를 한다. 스마트폰·태블릿PC·모니터 등 유리 화면에 익숙해 '유리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코로나19는 이런 특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인천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인 서윤성(10·인천)은 코로나19 탓에 2~3학년 시절 대부분 '줌'으로 비대면 수업을 했다. 반 친구들도 여기서 만났다. 

알파세대는 이전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빠르게 성숙하는 '업에이저(upagers)'여서 구매력도 남다르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펴낸 '알파세대의 등장과 미디어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년간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아이템·확장기능 구입 경험이 있는 알파세대는 15.3%였다. 반면 Z세대는 0.5%에 그쳤다. 유료 앱 구입 경험(5.8%)도 Z세대(1%)를 크게 앞질렀다. 지출도 아끼지 않았다. Z세대가 앱 구입에 사용한 금액은 5000~1만5000원 미만이 대부분이었지만 알파세대는 4명 중 1명이 3만원 이상(25.9%)을 썼다.

자녀에게 소비를 아끼지 않는 밀레니얼(M)세대 부모를 둔 알파세대는 유통업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자료를 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국내 아동복 시장은 1조648억원으로 전년보다 16.8% 커지며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7.5%)을 앞질렀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수입 아동 매출이 전년보다 32.4% 뛰었다.

알파세대는 세계적으로 매주 280만명씩 태어나고 있다. 3년 뒤인 2025년에는 22억명에 달해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세대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가 저성장 늪에 빠진 상황에서도 알파세대 구매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