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세대 잡아라"…교육업계, '에듀테크' 경쟁 사활

2022-11-15 05:00
알파세대 눈높이에 맞춰 사업환경 변화
디지털 전환 앞선 웅진씽크빅 업계 2위로
R&D 투자·개발인력 확보가 실적 좌우

한 어린이가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를 잡기 위한 교육업계의 ‘에듀테크(교육+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알파세대가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첨단 IT 기술에 능숙한 만큼, 업체들도 단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 맞춤형 교육을 위한 기술 개발에 분주한 모습이다.
 
업계 희비 가른 에듀테크…경쟁 ‘치열’
14일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지난해 기준 7조32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등교수업 제한으로 비대면‧디지털 교육 수요가 늘면서 에듀테크가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시장은 매년 8.5%씩 성장해 2025년에는 9조9833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업체들도 에듀테크 역량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에듀테크가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하는 만큼, 교육업체들이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에듀테크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에듀테크 역량이 실적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교육사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일찌감치 에듀테크에 투자한 웅진씽크빅의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다. 웅진씽크빅은 2020년 대교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랐고 지난해는 매출 8139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91.4% 늘었다.
 
웅진씽크빅은 2014년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뒤 2016년 IT개발실을 신설했다. 이후 현재까지 누적 회원 1000만명, 일 평균 1억건 이상 데이터를 쌓았다. 2019년에는 에듀테크연구소를 신설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 11월 전 과목 AI 학습 플랫폼인 ‘웅진 스마트올’을 선보였고 2년 여 만에 22만 회원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4월에는 스마트올에 메타버스를 도입해 학습 완료율을 17% 높였다. AR 기술을 적용한 AR피디아는 교육업계 최초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경쟁사인 교원과 대교도 에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분주하다. 교원은 2019년부터 5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메타버스와 실사형 AI 튜터를 결합한 디지털 학습지 ‘아이캔두’를 선보였다. 학습자의 표정과 음성, 학습 행동을 수집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준별 학습을 안내하는 게 특징이다.
 
대교는 지난해 초 최고디지털책임자(CDO)에 김우승 전 줌인터넷 대표를 영입하며 에듀테크 투자를 강화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메가존클라우드와 설립한 합작법인 디피니션을 통해 전 과목 AI 학습 프로그램 ‘마카다미아 올인원’을 출시했다. 다만 디지털 전환이 늦은 탓에 지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며 고전하고 있다.
 
“알파세대에 맞는 교육환경 갖춰야”
에듀테크 기술 수준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관련 R&D 투자 및 개발 인력 확보가 알파세대 공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각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듀테크는 아직 연구할 분야나 개발할 기술이 많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며 “프로젝트별로 프리랜서 개발자를 투입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기존과는 교육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알파세대에게 맞는 에듀테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고도의 기술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