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완료…'빅3 도약' 속도

2022-11-03 10:26

[사진=KB저축은행]

KB저축은행이 지난 1년 반 동안 공들여 온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핵심은 영업상 필요한 전 업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를 완성시킨 사례는 그룹 내에서 최초, 업권 내에서도 최초다. 이러한 시스템은 급변하는 기술 흐름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후 빠른 실적 성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차세대시스템’을 정식 오픈한 뒤 현재 안정화 단계에 있다.

이 시스템은 고객 대상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키위뱅크’를 단순 고도화하는 것이 아닌, 내부 시스템 전체를 새롭게 손질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여기에 투입된 비용만 이 은행의 2~3년 치 당기순이익에 육박할 정도로 막대하다.

업권 내에서 ‘원 클라우드’ 플랫폼이 구축된 건 이번이 최초다. 이후 중앙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인터넷 접속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그간 일부 은행이 고객 거래 활동 등 한정된 정보를 클라우드화한 사례는 있다. 하지만 전체 주요 업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한 건 처음이다. 일부 정보를 담는 것과 전체 정보를 취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일단 개발 난이도 측면에서 격차가 상당하다. 이에 걸맞는 보안성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KB저축은행은 민감한 금융정보의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활용해 안정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서비스 자원을 기관 내부에 저장해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지정된 조직만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어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서비스에는 퍼블릭 클라우드의 활용도를 높였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인터넷에 접속한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어 '개방형 클라우드'라고도 불린다.

결과적으론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춰 보안성과 신속한 업무 처리 능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차세대시스템은 미래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기술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긍정적이다. 기존에는 코어뱅킹(계정계) 내부 시스템이 모두 직접 연결돼 개발 이슈가 발생하면, 시스템 복잡도가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는 여·수신, 카드 업무 등이 포함된다. 이로 인해 과부하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KB저축은행은 이를 계기로 '업계 최상위권'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누적실적은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8% 늘었다. 자산 기준으론 2조9408억원까지 덩치를 키웠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이 앞서 제시한 2024년 ‘빅3 업체’ 도약이란 목표에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규 사업 진입을 위한 기술 역량 확보 과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