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중소기업에 '대못' 박는 범(凡) 롯데에 전북도민 '부글부글'
2022-10-28 17:52
푸르밀, 영업종료로 직원 졸지에 실업자 전락…임실 낙농가·화물차 기사 '날벼락'
완주 소재 육가공업체, 롯데쇼핑 '삼겹살 갑질'로 만신창이…재기에 안간힘
완주 소재 육가공업체, 롯데쇼핑 '삼겹살 갑질'로 만신창이…재기에 안간힘
롯데쇼핑에 이어 이번 푸르밀까지 범(凡) 롯데기업이 오로지 이윤 추구와 방만 경영을 일삼는 사이 서민과 중소기업, 농가들은 한 순간에 사지로 내몰리고 있어서다.
푸르밀 사업 종료…직원·낙농가·화물차 기사 ‘울상’
유가공 전문기업인 푸르밀은 오는 11월 30일 사업을 종료함에 따라 지난 17일 400여명의 전 직원들에게 사업 종료 사실과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푸르밀은 범(凡) 롯데가(家) 기업으로 1978년 4월 롯데그룹 산하 롯데우유로 출발했다.
특히 푸르밀은 전북경제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주공장에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1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또 19개의 임실지역의 낙농가, 그리고 100여명의 화물차 기사들이 푸르밀 전주공장과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푸르밀이 갑작스럽게 영업 종료 및 정리해고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직원들은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졌다.
또 낙농가와 화물차 기사들도 당장 생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그나마 전북에서는 ‘가뭄에 콩 나듯’ 했던 범(凡) 롯데가 기업이었는데 오너 일가의 방만 경영에 따른 사업 철수로 인해 일순간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 직원 및 지역의 낙농가, 화물차 기사들의 불만이다.
이상욱 임실군 낙농육우협회장은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20여개 농가가 낸 빚이 총 120억원을 넘는데 낙농가로선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이라며 “(사업종료는)사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전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롯데그룹 일가가 경영에 참여한 2018년부터 적자가 시작됐지만 경영진은 기업 정상화에 대한 책임감 없이 자신들의 잇속 만을 챙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보상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롯데쇼핑의 갑질로 유망 육가공업체 ‘휘청’
이른바 ‘삼겹살 갑질’로 유명한 롯데쇼핑의 횡포로 촉망받던 육가공업체가 부도 직전까지 갔기 때문이다.
완주군 봉동읍에 터를 잡은 육가공업체인 ㈜신화(대표 윤형철)는 2012년 롯데쇼핑(롯데마트)과의 계약 후 2012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이어진 롯데쇼핑의 저가격 납품 요구 등으로 109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이에 신화는 2015년 8월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을 신청했고, 롯데의 조정 판결 거부에 따라 공정위 자동 제소로 이어졌다.
공정위는 2020년 1월 롯데의 부당행위를 인정하며 402억23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그렇지만 롯데는 이 같은 과징금 처분에 불복하며 고등법원, 대법원에 상고하는 등 법정 다툼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는 사이 신화는 2016년 1월에는 파산·회생절차에 돌입했고, 한때 140명이 넘던 직원 수도 10명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매출 감소도 뛰따랐다.
다행히 정치권에 조정에 나서 롯데쇼핑 측에서 손해배상액 중 30억원을 선(先) 지급한 뒤에야 숨통이 트였다.
현재 롯데와의 비밀 약정에 따라 배상 진행 상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신화는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윤형철 대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말을 들으며 힘겹게 버티고 국회 등에서 많이 도와준 덕에 그나마 힘을 내고 있다”며 “그동안 입었던 모든 피해를 다 보상받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롯데의 부당한 갑질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킨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