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어 낙농가까지 번진 푸르밀 사태...비난 여론 확산
2022-10-25 15:03
범(凡) 롯데가인 푸르밀의 갑작스런 유(乳)사업 철수를 놓고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실직 위기에 놓인 직원들에 이어 낙농업계까지 푸르밀 사업종료 통보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전북 임실낙우회와 푸르밀 낙농가 비상대책위원회 조합원으로 구성된 50여명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였다.
이날 집회는 그동안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하던 낙농가들이 일방적인 사업 종료 발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뤄졌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푸르밀은 연간 4만톤의 원유를 전국 낙농가로부터 공급받아 유제품을 생산해왔다. 이중 푸르밀에 직접 원유를 납품하는 낙농가는 20여곳이다. 이들은 낙농진흥회에도 가입하지 않은 채 푸르밀에만 원유를 독점적으로 납품해왔다.
이상욱 임실군 낙농육우협회장은 "푸르밀은 각 농가에 대한 기준 원유량을 시가로 인수하고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라"면서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푸르밀을 상대로 목숨 걸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20여개 농가가 낸 빚이 총 120억원을 넘는다. 낙농가로선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이라며 푸르밀 경영진에게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전날 호소문을 내고 "공개적인 매각을 통해서라도 살려달라고 빌고 싶다. 국민들이 도움을 주길 바란다"면서 "근로자들이 임금 삭감과 인원 감축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도 신준호 회장은 100% 급여를 수령해 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제2, 제3의 피해 노동자들이 생길 것도 우려했다. 노조는 푸르밀의 사업종료가 이뤄질 경우 합법적인 정리해고 선례가 만들어짐에 따라 향후에도 수많은 악용 사례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푸르밀은 내달 30일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히며 지난 17일 400여명의 전직원들에게 사업 종료 사실과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