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런' 대한항공 여객기, 착륙 시도 중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 가능성

2022-10-24 14:45
사고 전 두 번 착륙 시도…악천후로 실패
바퀴에 충격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 고장 추정
약 40명 현지 파견…조원태, 총괄대책본부 소집해 대응

대한항공 여객기 세부 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현장 모습. [사진=트위터 갈무리]

대한항공 여객기의 필리핀 세부 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 원인으로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이 거론되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앞서 23일(현지시간) 오후 11시 7분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승객 162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 KE631편이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오버런·over-run)해 수풀에 멈춰 섰다.

여객기는 활주로에 정상적으로 착륙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 끝단에서 250m가량 벗어난 지점에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대한항공은 파악하고 있다.

사고와 관련해 필리핀 당국과 국토부는 여객기 브레이크 시스템이 고장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여객기 기장은 착륙 당시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들어왔고,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초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앞선 두 차례의 착륙 시도 과정에서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객기는 사고 이전 두 번의 착륙 시도를 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착륙에 성공하지 못했다. 두 차례의 착륙 실패 이후 재이륙하는 과정에서 바퀴에 충격이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이 고장났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상태나 기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 대응과 관련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1시 조원태 회장과 우기홍 사장 등이 참석한 총괄대책본부를 소집했고, 각 부서 진행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며 실무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인천발 보홀행 항공편을 통해 4명, 필리핀 마닐라 지점에서 3명의 지원인력을 세부 공항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수근 안전보건총괄 부사장을 책임자로 관련 분야 임직원(정비·안전·보안·항공의료·운항·객실·운송·현장지원팀) 40여명도 대체 항공편을 통해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토교통부 감독관 2명과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3명도 탑승한다.

우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탑승객과 가족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활주로가 한 개인 세부 공항의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인천~세부 항공편은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공항 당국은 세부 막탄공항 활주로 폐쇄 시간을 오후 5시까지로 연장했다. 당초 필리핀 당국은 오후 2시께 공항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항공기 견인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수습이 늦어지면 국내 항공사들은 세부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승객의 귀국을 위해 인근 공항에 항공편을 보낼 예정이다.

대한항공 항공편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던 승객 100여명은 귀국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대기 중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활주로 폐쇄로 귀국하지 못한 승객이 각각 177명, 15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