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경색 막아라"…금융당국-한은, '채권시장 불안'에 대응책 마련 분주
2022-10-20 16:21
최근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기업 자금조달 시장이 경색되자 채권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엄습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가동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재가동 등 조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1조6000억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통해 신속히 매입을 재개하고 추가 캐피탈콜을 즉각 준비해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증권사와 여전사 등의 유동성 상황과 관련해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지원하고 부동산 PF 시장과 관련해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시엔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당국은 또한 이날 5대 시중은행 재무담당 임원들과 만나 은행권 자금조달 및 운용현황과 단기자금시장 상황 등을 점검하고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6개월 유예하기로 했다. 당국은 코로나 확산 당시 85%로 낮췄던 LCR을 지난 7월을 기점으로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LCR비율을 올 연말까지 92.5%, 내년 7월에는 100%까지 높여야 한다. 그런데 업권 요청에 따라 이를 내년 6월말까지 92.5%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단기 자금시장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이날 '시장안정을 위한 특별 지시' 메시지를 통해 "최근 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강원도 PF-ABCP 관련 이슈 이후 확산되는 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시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은행 역시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은은 채권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채를 대출 적격담보증권,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 등에 포함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한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재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다만 기업유동성지원기구 재가동 여부에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성진 한은 채권시장팀장은 "레고랜드 사태가 이번 보고서 발표 직전에 터져서 당혹스럽다"며 "파급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레고랜드 사태가) 신용 경계감을 높인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SPV는 소관부서가 따로 있고 금통위 결정 사안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시장 상황을 잘 전달한 만큼 (금통위에서) 여러 요건들을 고려해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