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달러당 149.95엔…150엔 돌파 코앞

2022-10-20 10:34
일본 당국 개입 여부에 촉각

엔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통하는 달러당 150엔에 근접했다. 

2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49.95엔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엔화는 달러당 149.95~149.95엔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엔화가 달러당 149.90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장에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엔화 매수·달러 매도를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당국은 지난달 22일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5.90엔까지 오르자 환시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 간 기준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가치는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달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밟는 등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나, BOJ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전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엔화 약세와 관련 질문을 받고 “급속하고 일방적이며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사업 계획 책정을 곤란하게 하는 등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 9월 22일에 엔 매수·달러 매도를 통한 환율 시장에 개입한 것과 관련해 “매우 적절했다”고 평했다.
 
또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오는 2023년에 BOJ의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지속되는 한, 통화정책을 매파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구로다 총재는 “(전망이) 변화하는 일이 없으면 현재의 금융완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과도한 엔화 환율 변동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일방적인 엔화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율 시장 동향에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면서 과도한 변동에는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