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대란'에 애플페이·삼성페이 관련주는 웃었다

2022-10-18 16:21
카카오페이 등 주가 폭락하는 사이
한국정보통신 2거래일간 34% 급등
애플페이 국내 도입 기대감까지 한몫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차질로 경쟁업체인 삼성페이와 국내 도입이 유력시되는 애플페이 관련주들이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 사태에 대한 잡음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역시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페이는 국내 도입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한층 더 높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애플페이 관련주인 NICE와 한국정보통신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4.49%, 3.17% 상승했다. KG이니시스(2.82%), 이루온(2.62%) 등도 오름세로 마감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4.59%로 다소 부진했다.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누적 수익률로 보면 한국정보통신은 34.08% 급등했고, 이루온 17.40%, KG이니시스 8.97%, NICE 4.49%, 나이스정보통신 1.31% 순이었다.
 
삼성페이 관련주인 NHN한국사이버결제가 5.98% 오른 데 이어 갤럭시아머니트리(5.40%), 유비벨록스(5.05%), 드림시큐리티(3.45%), 한솔테크닉스(3.44%) 등도 상승 마감했다. 2거래일 누적 기준으로 애플페이 수혜주로 함께 거론되는 한국정보통신과 에이텍티앤을 제외하면 KG이니시스(8.97%), 드림시큐리티(8.87%), KG모빌리언스(7.71%), NHN한국사이버결제(5.98%) 등도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관련주의 상승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톡 등 카카오 서비스 대다수가 중지된 바 있다.
 
지난해 거래금액 기준 국내 결제서비스 시장점유율을 보면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액은 21조원으로 지난해 전체(110조원) 가운데 19.1%를 차지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결제 사업은 온‧오프라인 결제를 합쳐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에서 약 66.3%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국내 결제서비스 산업은 소수 기업이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카카오페이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이용자 이탈 또는 경쟁업체로 이동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 중단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성토에 나서고 있어 경쟁기업과 관련주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제2의 카카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민간 데이터센터를 재난안전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김희곤·박덕흠·백종헌·서일준·양정숙·유의동·윤주경·윤창현·이종배·장동혁·정우택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최 의원은 “독과점 대기업이 문어발식 확장으로 국민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에도 수익성만 생각할 뿐, 재난 등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않아 국민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며 “민간 데이터센터라 해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재난관리기본계획에 부가통신사업자의 물리적·기술적 보호조치 사항을 포함하도록 해 제2의 카카오 사태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페이 관련주 또한 지속적인 주목이 예상된다. 애플은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을 통해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카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iOS16)와 앱 내 약관에 관련 내용이 명시된 점 등을 들어 올해 국내 도입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에 대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오프라인 결제시장이 다시 늘고 있고, 경쟁 기업인 애플과 카드사들이 오픈페이를 속속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광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온라인 결제액 성장 둔화와 간편결제 시장 경쟁 심화, 주식시장 부진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정상화 수요가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 증가로 나타나며 온라인 결제액 비중이 높은 전자금융업자의 결제액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내 도입이 예상되고 있는 애플페이와 카드사의 오픈페이 도입으로 간편결제 시장 경쟁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사이익을 누렸던 페이 관련주 역시 일시적 급등이 나타난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가 급등은 서비스나 기업 이익 확대와 거리가 먼 이슈에 반응한 사례”라면서 “관련된 정부 대책 등이 나오면 다시 주목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크게 급등한 일부 종목들은 차익 매도 유입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