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7차 핵실험 우려 속 이달 말 공중연합훈련…2017년 이후 최대 규모

2022-10-18 09:56
군용기 250여대 참가…文 정부 때 축소한 '비질런트 에이스' 부활 수준
'수직 이착륙' F-35B, 5년 만에 한반도로…전략자산 전개 실현

F-15K와 F-16 전투기가 투입된 한·미 공격편대군 비행. [사진=연합뉴스, 합참]

한국과 미국이 이달 말 대규모 공중연합훈련을 진행한다. 북한이 중국 당대회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부터 내달 8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 경고의 의미가 있다.

18일 군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한국 상공에서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펼친다. 한국에서 F-35A, F-15K, KF-16 등 140여대, 미군에서 F-35B, F-16 등 100여대가 참가한다.

미군은 지난 7월 연합공중훈련 때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 배치된 F-35A 6대를 한반도로 전개한 바 있다. 당시 한·미 군용기 30여대가 참가했는데 이번엔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F-35B는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전력이다. F-35A와 달리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항공모함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기종이다.

7월 F-35A, 9월 23일∼10월 8일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3000t급) 전개에 이어 미 전략자산이 잇따라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으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적시에 조율된 방식의 전략자산 전개'가 실현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이 정도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것은 2017년 12월이 마지막이다. 북한이 2017년 9월 6차 핵실험과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잇달아 대형 도발에 나서자 그해 12월에 B-1B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양국 군용기 260여대를 한반도 상공에 동원해 대응한 바 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마무리됐고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9·19 군사합의 위반 등으로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된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한·미가 현 상황을 2017년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시기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을 정상화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이 훈련은 원래 2015년부터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라는 이름으로 열렸는데, 최대 규모로 진행된 2017년 훈련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2018년엔 한국 공군 단독 훈련과 대대급 이하 소규모의 한·미 공군훈련만 열렸고 2019년엔 훈련이 아예 시행되지 않았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전천후 한·미 연합작전계획(Pre-ATO) 시행 능력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공중임무명령서인 Pre-ATO는 전시에 북한 핵심 표적 수백개를 단번에 타격할 수 있도록 전투기 각각에 임무를 부여하는 연합 작전계획이다.

한·미는 이번 훈련에서도 Pre-ATO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북한 표적 탐지와 공중 침투 등의 시나리오를 연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훈련에는 호주 공군 전력도 참가해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국 협력 강화 계기도 마련한다. 지난달 한국 공군과 공중급유 상호지원 협약을 맺은 호주는 이 훈련에 공중급유기 등을 파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