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청량리 랜드마크로 거듭나는 전농9구역..."지지부진 사업표류, LH가 끝냈죠"

2022-10-17 06:00
오랜기간 지속된 지역주민간 갈등·분쟁을 중재해 사업을 조기 정상화

 

[사진=전농9구역 위치도(위), 전농9구역 조감도(아래). LH]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된 후 오랜 기간 답보 상태에 있던 서울 동대문구 전농9구역 사업이 본격화된다. 공공재개발은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 신속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공공시행자가 참여하는 정비 사업이다. 용적률 상향, 기부채납 완화 등 공적 특례를 적용하는 대신 임대주택 비율 확대 등 공공성이 강조된다.
 
13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동대문구 전농1동 전농9구역(4만6695㎡)은 올 연말께 정비구역으로 지정된다. 서울 청량리역 동쪽에 위치한 이 지역은 단독주택과 노후 빌라로 인해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LH가 공공재개발 사업을 완료하는 2028년에는 최대 35층에 1175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물량별로는 조합원 705가구, 일반분양 226가구, 임대 244가구 등이다. 아파트 외에 공공복합청사, 공원, 근린생활시설 등도 들어선다.  
 
전농9구역은 2004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후 현재까지 사업 추진이 더뎠다. 주민들이 2007년 재개발 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조합 설립 동의율(75%)을 달성하지 못했고, 이후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신축 빌라 쪽지분 투자가 늘어 사업 여건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2017~2019년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두 차례 정비계획 입안 제안을 시도했으나 동의서 서류 미비, 동의율 미달로 사업은 번번이 좌초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공공재개발 활성화 정책에 따라 해당 사업에 지원해 2021년 3월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이번엔 신축 빌라 소유자 200여 명이 꾸린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신축협의회'가 발목을 잡았다. 기존 정비예정구역에서는 단독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신축해 조합원이 늘어났을 때 신축 빌라 주거전용면적이 사업 이후 공급되는 공동주택의 최소 주거전용면적 이상일 때에만 입주권이 주어진다. 신축 빌라 소유자 전부에게 입주권을 주면 그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기존 주민의 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LH는 추진위에는 최소 분양면적을 낮출 것을, 신축협의회에는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전농9구역 추진위와 신축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주민총회에서 해당 내용을 담은 중재안을 통과시켰다. 정비계획 입안 제안 동의율도 82%에 달했다. 
 
LH 관계자는 "처음에는 양측에서 반대가 극심해 번번이 한계에 부딪쳤지만 중재안을 계속해서 제시해 합의안을 찾았고, 주민들 신뢰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신축 빌라 소유자의 기금 출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출연 시기와 부담 등 기금 설계를 변경하고, 중재안이 실행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구역 내 주택에 대한 선순위 근저당 설정 등 담보 방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