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韓 성장 없는 고용 진입…노동시장 양극화 우려"

2022-10-12 07:33

국내 경제전문가 10명 중 8명이 한국 경제가 '성장 없는 고용'에 진입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등 각종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한국노동경제학회 소속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고용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 10명 중 8명(응답비율·81.6%)은 '성장 없는 고용'을 우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전문가 10명 중 6명(63.1%)은 현재와 같이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고용률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이 6개월 이상 장기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23.7%) △3개월 이내의 일시적 현상(7.9%) △예측 불가(5.3%)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성장 없는 고용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비대면·플랫폼 일자리 등 새로운 일자리의 등장(28.6%) △재정 투입 공공·노인·단기 일자리 증가(28.6%) △고용의 경기후행성으로 인한 최근 경기침체 영향 미반영(18.6%)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 감소(10.0%)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일자리 미스매치(8.6%) 등을 지목했다. 

전경련은 "경제성장 둔화, 산업구조의 변화로 채용시장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가 확대됐다"면서 "이로 인해 플랫폼·디지털 일자리가 급증하면서 고용상황이 호조를 띠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령인구 증가, 노인 빈곤 대응을 위해 재정지원 노인 일자리가 확대된 상황도 고용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10명 중 7명(73.0%)은 성장 없는 고용 지속 시 예상되는 영향으로 공공·노인·단기 일자리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 가장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이어 성장 없는 고용으로 인해 정규직, 노조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75.7%에 달했다.

전문가 10명 중 7명(70.3%)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흐름 속 인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이어 노동생산성 하락 등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는 응답 비중이 43.3%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채용시장 전망에는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47.4%를 나타냈다. 이는 '상반기보다 호조'라고 응답한 비중(5.2%)의 9배를 넘기는 수준이다.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도 47.4%로 나타났다. 

경제 활력 제고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개선 과제에 대해서는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육성 지원(29.6%)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노동·산업 분야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확대 유도(28.2%)와 근로시간 유연화 및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26.8%)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궁극적으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고용의 질 악화와 노동시장 양극화 등 부작용을 야기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에도 한계가 있다"며 "신산업 육성, 노동.산업 분야의 규제 개혁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 여건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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