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산업·금융 간 협업 늘어...국내 규제 개선 시급"

2022-10-06 16:40
대한상의, '공정경쟁포럼 특별토론회' 개최

대규모 전략산업 투자의 자금조달 방식이 변화하고 있어 한국도 각종 규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공정경쟁포럼 특별토론회’에 참가한 투자·산업·관련법 전문가들은 “미래전략산업 분야 투자는 규모가 커지고 산업·금융 간 협업이 대세인데 한국은 경제력 집중을 막는다는 관점의 규제가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전략산업투자, 글로벌 동향과 제도개선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영주 닐슨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래 경쟁력 있는 핵심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직접투자는 산업 안보, 기술 주권, 국가 안위의 관점에서 필수”라고 강조했다.

닐슨 교수는 최근 전 세계 인수·합병(M&A) 동향을 통해 분석한 투자의 3대 흐름(트렌드)으로 △크기 측면에서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액 확대 △산업-금융 협업 투자 △민·관 ‘원 팀(One Team)’ 전략의 정책적 지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지난 8월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과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300억 달러(약 42조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단행한 것을 언급했다. 미국 반도체산업육성법에 따라 산업과 금융 간 융합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새로운 투자 사례라는 설명이다.

닐슨 교수는 “한국도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공정거래법상의 금산분리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대기업이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무작정 규제하면 결국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스스로 해치는 꼴”이라며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때문에 미래 성장에 요긴한 해외 첨단기술 인수가 가로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영국 국회 입법조사관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산분리 규제는 타인자본을 활용한 과도한 지배력 확대, 금융‧산업 간 시스템 위험 전이, 금융자본을 이용한 계열회사 지원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금융회사를 통해) 일반지주회사가 타인자본을 지배력 확장에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정거래법 외에도 산업·금융 간 공통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제도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미래전략산업 기술이 곧 외교이자 안보, 나아가 국력인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기술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공정경쟁포럼 특별토론회’에서 신현윤 연세대 명예교수(왼쪽 넷째), 영주 닐슨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왼쪽 다섯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