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자사주 매입 '릴레이'...주가 부양 효과는?
2022-10-03 15:43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심화,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안정시키는 한편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9월까지 40개를 웃도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월평균 4개 기업 이상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휴마시스, 씨젠 등 진단키트 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난달 30일 휴마시스는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은 6개월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휴마시스는 지난 3월과 5월에도 각각 100억원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지난달 1일에는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유유제약 또한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12월 19일까지 3개월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보통주 30만4878주를 장내 매입할 예정이다. 유유제약은 현재 보통주 약 57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매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총 발행 보통주 가운데 5.1%를 자사주로 보유하게 된다. 유유제약은 앞서 2020년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지난해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동제약은 8억5000만원을 투입해 오는 12월 16일까지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할 계획이며, 옵투스제약도 30억원을 들여 보통주 46만3679주를 오는 11월 7일까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 메디톡스, 셀트리온, 휴젤 등도 최근 자사주를 취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시를 위한 공시'가 아니라 '자사주 소각'까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해도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주가 상승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사례가 너무 빈번하고 중간에 신탁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있어 주주들로서는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공시만 하고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유인이 없어 주주가치 제고라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