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처방 승인에 국내 회계 지침 변경까지...'K-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에 '화색'

2022-09-25 14:27

 

바이오시밀러 관련 EU 규제 완화 공고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유럽연합(EU)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오리지널 의약품 대체 처방을 공식화한 데 이어 국내 금융당국이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국내 바이오업계에 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가 많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제약·바이오 회사의 개발비 처리에 관한 지침을 명확히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제약·바이오 산업 주요 회계처리에 대한 감독지침'을 발표했다.

그간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이후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명시했는데, 새 지침은 회사가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임상 1상 개시 승인 전에 객관적으로 제시하면 임상 1상 개시 승인 전 지출이라도 자산화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연구개발(R&D)비는 비용이나 무형자산(미래 가치형 자산)으로 돌릴 수 있다. R&D 비용을 비용 처리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지만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비용을 여러 연도에 걸쳐 나눠 처리할 수 있어 당기 이익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서울 소재 한 회계법인 회계사는 "그간 임상 1상 전 자산 가치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자산으로 잡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회계 기준 개편으로 기업들이 임상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일부 기업의 회계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전 임상 단계에 많이 있거나 임상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자체 기준을 가져온 바이오기업이 대표적인 수혜 대상으로 지목된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처럼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다수 진행하는 기업들에 긍정적인 소식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용 1783억원 중 1088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 자산화 비중은 61%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769억원 중 77억원만 무형자산으로 돌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 특수성을 반영하면서도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보다 명확하고 통일된 정보 전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또 이들 기업은 최근 유럽연합의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의약품 대체 처방 공식화에 따른 수혜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약품청(EMA)과 EU 회원국 의약품안전관리기구(HMA)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교체 사용'을 공식화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기준 유럽 매출 비중이 72%에 달할 정도로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매출로 보면 유럽 지역 작년 매출이 6066억원이고 나머지 지역은 2404억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3종과 항암제 2종(허셉틴 아바스틴 시밀러)을 각각 바이오젠과 오가논의 파트너십으로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 또한 유럽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고 최근 항암제 트룩시마에 대해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시밀러 효능과 안전성이 공식적으로 입증된 사례로 보인다“며 ”앞으로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장 신뢰도와 환자 접근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