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반대매매 비중 20% 돌파… 금융위기 이후 13년만
2022-09-29 17:03
위탁매매매수금 대비 비율 급증 급락의 뇌관
주가하락→ 증권사 매도→ 추가하락 악순환
반대매매 증가=바닥구간 진입 신호로 읽기도
주가하락→ 증권사 매도→ 추가하락 악순환
반대매매 증가=바닥구간 진입 신호로 읽기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국내 증시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위탁매매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20%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바닥 구간에 진입한 만큼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으나 반대매매 특성상 증시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어 추가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비중은 13.0%, 금액으로는 294억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날(20.1%) 대비 소폭 줄어든 상태지만 위탁매매 미수금 잔액 규모는 오히려 2856억7400만원으로 전날 2267억8300만원보다 589억원이 증가했다. 미수금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반대매매 물량 또한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선 지난 27일 반대매매 비중은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셋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14일 21.8% 이후 13년 만이며 가장 큰 반대매매 비중은 2008년 10월 27일에 기록한 23%다.
실제 신용융자 잔고는 연초 23조3000억원 수준에서 반대매매 등의 영향으로 7월 7일 17조49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증시가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규모는 재차 상승세를 나타냈고, 8월 22일 신용융자 잔고는 19조5400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통상 증권사는 130%~140%의 담보비율을 요구한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비율이 낮아질 경우 추가로 주식을 매수해 담보비율을 맞출 것을 요구하지만 투자자가 자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는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임의로 주식을 매도한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20~30% 낮은 금액으로 주문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주가하락’ → ‘증권사 매도’ → ‘주가 추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반대로 바닥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한 건 소위 항복(Capitulation) 또는 투매현상으로 바닥이 멀지 않았음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문제는 여전히 신용융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다수 있어 뇌관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비율이 5% 이상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7개, 코스닥 시장에서는 173개에 달한다. 신용비율이란 전체 상장주식 중 신용으로 매수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비율이 높을수록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급락 가능성이 크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삼천리가 10.26%,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10.23%가 가장 높다. 이외에도 대성홀딩스(10.04%), 한신기계(9.51%), 혜인(9.38%) 순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선광이 12.18%로 10%를 유일하게 넘긴 종목이며 SDN(9.86%), 대주산업(9.74%), 티사이언티픽(9.46%), 캠시스(9.45%) 등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대매매 유예제도 도입으로 증권사의 자동 매도 이전 투자자가 담보비율을 채워 이를 막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기존의 보유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마련해온 만큼 이는 한계가 있어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반대매매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