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野 원내대표가 '尹 비속어' 34분 먼저 언급?···與 정언유착 의혹 따져보니

2022-09-27 00:00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두고 여야의 진실 공방전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이번 사안을 ‘외교 참사’로 규정한 것에 맞서, 사안을 최초 보도한 언론사(MBC)를 향해 총구를 돌렸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MBC가 ‘정언유착’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이번 비속어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전에 대한 사실관계를 살펴봤다.
 
①野 원내대표, MBC 보도 먼저 알고 발언했다? ‘NO’
 
국민의힘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MBC 첫 보도 전에 당 회의에서 이 사안을 처음 언급한 점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언론인 출신인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 “MBC가 (윤 대통령) 뉴욕 발언을 보도한 것은 지난 22일 오전 10시 7분, 박 원내대표의 관련 발언은 오전 9시 33분이었다”며 “보도도 안 됐는데 어떻게 먼저? (박 원내대표가 알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김행 비대위원도 “시간대별로 보면 이는 분명 저희가 생각할 때 박 원내대표와 특정 기자 간 권언유착이 있었거나, 아니면 특정 기자가 밀정 노릇을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회의 발언은 MBC 보도가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을 보고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MBC도 지난 2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은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촬영해서 방송사들이 공유한 것이고, 이 영상은 언론 보도 이전에 이미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이 영상은 본사뿐만 아니라 KBS, SBS 등의 지상파와 주요 일간지 등 대부분 언론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유튜브에 클립으로 올리거나 뉴스로 보도했다”며 민주당과 사전 유착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②尹 발언 ‘외교 참사’ 여론에 박진 장관 해임설? ‘YES’
 
이에 질세라 야당은 이번 비속어 논란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을 들고 나섰다. 해외 순방 직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오늘까지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외교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내일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상임위원회가 열려야 하지만, 현재 국회 운영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모두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개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여당이 끝내 반대한다면 의사권을 넘겨받아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