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과 SK계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 사피온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AI 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토론토대학에 AI 반도체 집합인 'NPU팜'을 제공하고 AI 공동 연구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력을 통해 SKT·사피온은 글로벌 연구 기관을 고객 사례로 확보하고, AI 모델에 대한 엔비디아 반도체 종속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T·사피온·토론토대학에 따르면 세 기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AI 공동 연구 업무협약을 통해 토론토대학에 사피온 X220과 사피온 X330으로 구성된 NPU팜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AI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대한민국과 캐나다 양국 간 AI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협력의 일환이다.

AI 반도체(NPU)는 AI 모델 구현의 핵심인 딥러닝 처리에 최적화된 처리 장치다. 이러한 AI 반도체를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병렬 연결 기술을 통해 연결해서 사람 뇌처럼 빠르고 효율적으로 AI 모델을 실행(추론) 또는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하드웨어 집합이 NPU팜이다. AI 반도체는 뉴런, NPU팜은 뇌에 비유할 수 있다.

AI 서비스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구글클라우드를 필두로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SKT,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NPU 팜을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SKT와 사피온이 토론토대학에 제공하는 NPU팜은 약 32페타 OPS(초당 연산처리량) 규모로, 소형 AI 데이터센터와 맞먹는 성능이다. 양사는 토론토대학 연구원이 NPU팜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PaaS)도 함께 제공할 방침이다.

SKT와 사피온은 NPU팜을 활용해 토론토대학과 다양한 AI 공동 연구에 나선다. 토론토대학은 현존 AI 모델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딥러닝을 고안한 제프리 힌턴 교수가 재직 중이며 박사급 AI 연구 인력을 매년 600명 이상 배출하는 세계 최고 AI 연구·교육 기관이다.

이번 공동 연구에는 사피온 AI 반도체 기반 인공 신경망 자동 생성과 최적화 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연구 성과가 가시화하면 국내외 AI 기업들은 인공 신경망 모델을 자동 생성하거나 엔비디아에서 운영하는 기존 AI 모델을 사피온 AI 반도체에 맞게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피온 X220은 최근 반도체 성능 벤치마크 대회인 'MLPerf'에서 동일한 전력을 소모하는 엔비디아의 60W(와트)급 AI 반도체와 비교해 2.3~4.6배 높은 AI 실행 능력을 인증받은 바 있다.

이상호 SK텔레콤 CTO는 "AI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인 토론토대학과 대한민국 AI 반도체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SKT, 사피온, 토론토대학의 협력이 글로벌 AI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우수한 사피온의 성능과 토론토대학의 AI 연구 노하우가 더해져 다양한 인공지능 연구 성과를 거둔다면 사피온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저변 확대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