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 "한·일 회담, 한국이 빚졌다"…입 닫은 기시다, 尹이 계속 얘기
2022-09-23 17:59
尹, 일본이 지정한 일시·장소로 발걸음
일방적 회담 개최 발표에 기시다 불쾌
"최대 현안 강제징용 문제 진전 없었다"
일방적 회담 개최 발표에 기시다 불쾌
"최대 현안 강제징용 문제 진전 없었다"
아사히는 23일 보도를 통해 앞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일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 주변에 따르면 한국 정부로부터 여러 번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
당시 일본 측이 "이 시간, 장소밖에는 안 된다. 그래도 온다면···"이라고 전달하니 "윤 대통령이 일본이 지정한 일시,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는 지난 15일부터 이번 회담을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날 한국 대통령실이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일본 측이 일방적 발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 측 발표에 기시다 총리가 화가 났다며 그가 "결정되지 않은 소리 하지 말라는 거지. 역으로 만나지 않겠다"고 하며 주변에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 측근은 "총리가 열 받았다. '정말로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회담은 성사됐고, 참석자들에 따르면 불퉁한 표정으로 입을 닫은 기시다 총리 앞에서 윤 대통령은 열심히 말을 계속했다.
아사히는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서 진전은 없었다"며 "양국 정부의 발표에도 한·일 관계에 진전을 보인 흔적은 없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회담 후 주변에 "저쪽도 의욕은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사태를 해결할지) 솜씨를 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관계 개선까지 내다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윤 정권 출범 직후 한국이 독도 주변 해양조사를 실시해 집권 자민당 보수파가 반발한 점, 기시다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한국 측에 타협했다고 알려지면 보수파의 지지를 잃을 우려가 있는 점 등을 변수로 꼽았다.
이런 배경을 뛰어넘어 회담이 성사된 이유로는 "관계 개선을 바라는 한국 측의 자세를 일본 정부가 일정 정도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회담에 배석했던 일본 측 참석자 중 한 명은 "아무 성과가 없는 가운데 만나고 싶다고 하니, 이쪽은 만나지 않아도 되는데 만났다. 한국은 일본에 빚을 졌다. 당연히 다음에는 성과나 진전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