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엔 약세' 고심 깊어지는 구로다 日銀 총재
2022-09-21 16:10
블룸버그는 “연준의 상당폭 금리 인상 이후 몇 시간 뒤에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발표를 해야하는 구로다 총재가 엔화의 추가 약세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구로다 총재를 필두로 한 일본 통화정책 회의 멤버들은 내일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현재 -0.1%인 단기 금리 목표치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49명 전원이 이번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 양적완화 조치도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연준과 일본은행이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양국 간 금리 차이는 더 멀어지게 된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양국 간 금리 차이는 3% 이상으로 벌어진다.
아울러 일본은행의 회의 결과 발표 뒤 스위스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가진 국가로 남게 될 수 있다.
이 같은 전개는 외환시장에서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달러당 145엔 부근까지 오르면서 2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로 이 역시 상당 부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작용한 결과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기존의 통화정책은 유지하되 구로다 총재가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로다 총재는 내일 회의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갖는다.
블룸버그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구로다의 엔 관련 발언에 어떤 변화라도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면서 "지난번처럼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부정적이라는 발언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와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리 이와시타는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고 이에 엔 약세가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일본은행이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발언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