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이 휘문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취소처분을 유지한 법원 판결에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휘문고가 학교법인 관계자들의 조직적 회계부정으로 인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판결이 나온 직후 환영 뜻을 밝히며 "학교법인 관계자들의 회계부정이 관련 법령상 자사고 지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사고의 공정하고 투명한 학교 회계 운영, 자율권에 따르는 사회적 책무 강화를 철저히 지도할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 3월 민원과 종합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휘문고에 대한 학교재산 부당관리·공금횡령 수사를 서울동작경찰서에 의뢰했다. 

경찰 수사 결과 휘문고 명예이사장이 법인회계·학교회계 공금 횡령을 저지르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명예이사장은 행정실장(법인 사무국장)과 짜고 2008년부터 총 52억원가량을 횡령했다. 이사장이 교비를 유흥업소 등에서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파악됐다. 

이에 휘문고 이사장과 행정실장은 2020년 4월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그해 8월 서울시교육청은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회'를 열고 관련 법령에 근거해 휘문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육부 동의도 받았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자율형사립고등학교)에 따르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교육감은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휘문고는 같은 해 9월 이 결정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효력을 임시중단하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내 지금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횡령과 배임이 장기간 이뤄졌고, 원고가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휘문고 자사고 취소처분을 결정한 서울시교육청 손을 들어줬다. 

회계 비리 때문에 자사고 지정이 취소된 사례는 자사고가 도입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단 휘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재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과 교육 과정을 보장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