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오피니언] 박범진 (사)해군OCS장교중앙회 사무총장 "경항모사업은 국가 생존 위한 안보보험"

2022-09-15 06:00

박범진 (사)해군OCS장교중앙회 사무총장(해군 예비역 대령) [사진=박범진 (사)해군OCS장교중앙회 사무총장]

국방부의 2023년 국방예산안이 작년도 본예산 대비 4.6% 증가된 총액 75조1268억원으로 편성됐으나 해군 경항공모함사업 관련 기본설계예산 72억원 전액이 삭감된 채 국회 본회의에 제출되었다.
 
지난 2022년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된 3만t급 경항공모함 국내 연구개발사업(2033년 전력화, 총 예산 2조6000억원)이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한다는 허울만 남긴 채 결국 좌초된 것으로 안보위협에 있어 심각히 우려된다.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 속에 장기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살펴보면서 강대국에 의한 국익추구와 힘의 논리만이 지배하고 있는 무정부상태에 있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정세는 해양을 중심으로 배타적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 내 해저지하 가스 · 원유자원 채굴, 수산자원 개발문제와 도서영유권 및 해양경계선 획정에 따른 관할권 분쟁 가능성 등 국가들 간의 국가이익을 확보하고 선점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갈등요인들이 점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동해에서는 한·일 간에는 독도영유권 문제 지속과 대륙붕에 위치한 제7광구 내 2028년 원유 공동개발 시한 종료가 임박하고 있으며 서해에서는 중국에 의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NLL 기준으로 경도 124도선 이남 해상 ~ 이어도해역까지 중국 해군함정과 군용기에 의한 해상경비/상공초계활동 정례화 및 우리 함정의 음향정보 수집을 위한 해상부표 설치 등 해양관할권 근거와 군사적 목적 달성을 위한 서해 내해화전략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등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관련 해양관할권 협상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시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한·일/한·중 간 해양분쟁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안보 이슈는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해양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인도태평양전략 구현을 위한 대중국견제망인 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간 안보협의체,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와 AUKUS(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동맹 : Austaralia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등 안보협력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수행이 가능한 보통국가화를 추진 중인 상태에서 최근 대만위기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에 있어 중대한 위협상황으로 간주하여 자위대의 재무장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주변국과의 잠재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는 국가 대응전략 차원에서 경항모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차원 통합방위력 기반의 적극적 전수방위를 해양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즈모급 헬기탑재함(2만7000t) 2척을 F-35B 20대 탑재가 가능한 경항공모함으로 개조·개장하여 2025년 작전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며 F-35B 42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향후 경항모 4척 체제로 운용될 예정이며 최대 사정거리 1000㎞로 성능개량할 예정인 타입(Type) 12식 함대지순항미사일이 장착될 신형 차세대 이지스구축함(2만t급) 2척을 2028년까지 전력화하여 경항모 호위전력으로 배치·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G-2 위상에 걸맞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강군몽 달성의 근해방어 원해호위 해양전략 구현을 위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및 서해의 내해화전략을 강력하게 뒤받침하기 위한 전력투사 수단으로 랴오닝함·산둥함·푸젠함 등 중형항모 3척을 운용 중이며 2035년쯤에는 중형항모 5척 운영체제로 능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국의 급속한 해군력 증강에 따른 해군력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경함모 확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초 계획대로 해군이 2033년 경함모 1척을 전력화할 경우 중국은 중형항모 5척, 일본은 경항모 3척으로 최소 대응 수준의 해양균형전력으로서 역할이 가능하겠으나 이번 국방중기계획에 경항모사업이 반영되지 않고 취소되는 경우 함정 건조·전력화에 필요한 최소 소요기간 10년 주기를 고려 시 해군력 격차는 급격히 벌어져 향후 도서영유권·해양관할권 분쟁이나 중국에 의한 남·동중국해 및 대만해협에서의 해상교통로(SLOC, Sea Line Of Communications) 차단상황 발생 시 단독대응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해군과의 연합해양안보활동에도 제한이 따르는 등 심각한 안보누수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경항공모함전력 보유의 이점을 살펴보면 첫째, 개전 초 북한의 미사일과 장사정포에 의한 공군기지 피폭으로 인해 항공전력 운용 불가의 제한사항 극복이 가능한 함재 전폭기를 이용하여 북한 지휘부와 핵·미사일기지 등 전략핵심표적에 대한 정밀타격이 가능한 항공기습전력으로 유용성이 높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대응을 위한 해상기반의 3축체계의 일부로서 항모전투단 호위전력인 이지스구축함에 요격용 SM-3 / SM-6 함대공미사일(각 요격 고도 70~500㎞ / 240~460㎞)을 도입·운용함으로써 다층미사일방어체계의 완전성 보장이 가능하여 북한의 도발 및 전쟁 시도에 대한 대북억지력이 높다는 점이다.

둘째, 국가 성장을 무역활동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해상교통로(SLOC)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 고려 시 원해작전 수행이 가능한 원거리 투사능력을 보유한 군사적 억제 자산인 경항모전투단을 보유함으로써 유사시 미·중, 중·일, 중국·대만 간 해상충돌 상황 발생으로 인해 봉쇄될 가능성이 큰 인도양, 말라카해협,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중국해에서 우리 상선보호를 위한 해상교통로(SLOC)의 안정적인 확보·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셋째, 국가정책과 군사전략을 지원하는 국가전략자산으로써 다목적 이동 군사기지 역할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국가정책과 군사전략 수행 수단으로써 항공모함의 역할을 살펴보면 ① 전시 비대칭전력으로 활용 가능, ② 주변국 간 해상분쟁 발생 시 최소한의 억제전력으로 운용 가능, ③ 유사시 해상테러·해적 등 비군사적 위협으로 부터의 우리 상선, 원양어선 및 해상교통로(SLOC) 보호 가능, ④ 대규모 재해·재난 시 국제 구호활동 지원, ⑤ 최근 NATO 국가들의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관여전략 확대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QUAD(미·일·호주·인도 4개국 간 안보협의체 :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AUKUS(미·영·호주 3개국 안보동맹 : Australia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등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전략 참여 수단으로 국제 해·공역에서 글로벌 중추국가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국제해양질서 유지 기여 가능, ⑥ 난민·전염병·기후변화 등 국제적 인도적 지원 가능, ⑦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지원 등 국민보호 활동 등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전력으로 활용이 가능한 다목적 이동 군사기지로서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해군의 경항모사업은 사활적 국가핵심이익과 연계된 국가생존의 문제로 북핵·미사일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한반도안보 상황하에서의 전쟁 억제전력일 뿐만 아니라 점차 현실화 되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도서영유권과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및 대륙붕 해저자원 개발과정에서 점차 우려되는 해상분쟁에 따른 군사적 충돌 시 견제 가능한 대응전력으로 즉시 운용할 수 있다는점이다.

또한 경제적 측면에서는 수출입상품과 수입에너지 운송의 해상무역 생명선인 인도양 ↔ 남중국해 ↔ 대만해협 ↔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해상교통로(SLOC)를 보호하고 경항모 건조를 통한 조선산업 활성화로 고용창출과 고품질의 K방산수출 기회 확대로 경제성장의 토대가 구축되는 일거양득의 부국강병과 국부를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제3국이 두려워하는 강력한 군사력 보유는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정책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든든한 보루인 것이다. 경항모사업은 여야의 당리당략과 전정권의 전유물이라는 단순하고 편협된 일방적 사고와 육해공군의 자군 이기주의에서 탈피하여 국제정치의 냉혹한 정글 속에서 오직 국가생존 유지라는 절체절명의 명제 완수와 중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국가 핵심이익을 수호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안보보험인 '경항공모함사업'이 국가전략 자산으로써 전국민들의 확고한 지지와 응원 속에서 순항해야 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만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진리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과거 국가 침탈의 역사를 잊지 않고 유비무환의 의미를 항상 되새기면서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현명한 국민이 많았으면 한다.
 
《天下雖安 忘戰必危 : 세상이 아무리 편안해도 전쟁을 잊고 지내면 반드시 위태로운 상황이 온다.》 -중국 제나라 명장 사마양-
 

[사진=해군]

▲ 주요 경력
- 현 (사)해군OCS장교중앙회 사무총장·예비역 해군대령
- 현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현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
- 현 (사)한국민방위안전협회 한국재난안전연구소 부소장
- 현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예비역 연구위원
- 현 (사)독도사랑운동본부 자문위원
- 현 한국동북아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