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 브리핑] 北, 선제핵타격 과시에 美항공모함 부산 입항 임박

2022-09-13 10:21
로널드 레이건(CVN-76)함 이달 말 입항
韓美 EDSCG 16일 4년8개월 만에 재개
양국 국방·외교 차관 2+2 형태 만나

이종섭 국방부 장관(사진 오른쪽)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사진=국방부]

한·미 외교·국방당국이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재개한다. 남·북, 북·미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탄 2018년 1월 2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된 지 4년 8개월 만이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당국이 ‘2+2′ 형태로 확장억제의 실효적 운용 방안을 논의하는 차관급 협의체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월 한·미 정상의 조기 재가동 합의에 따라 개최된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조현동 외교부 차관이, 미국에서는 콜린 칼(Colin Kahl) 국방부 정책차관과 보니 젠킨스(Bonnie Jenkins)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이 참석한다. 신 차관은 방미 기간 주요 국방·외교 인사 면담과 싱크탱크 간담회 등을 통해 한·미 동맹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4년 8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북한이 최근 '자의적 위협 판단'에 따라 언제든 남한을 겨냥한 핵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핵무력(핵무기 전력) 법제화를 대내외에 과시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내용으로 채택한 법령을 공식 폐기했다. 대신 △핵을 통한 한반도 적화통일 △핵무기 발사체계 다변화 △선제 핵공격 △핵독트린(지휘통제 체계 명시, 사용원칙·조건 천명, 핵무기의 안전적 관리·보호 강조)을 통한 핵보유국 지위 공고를 골자로 한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했다.
 
눈여겨볼 점은 미국의 적대 정책에 맞선 핵 무력 사용이 아니라, 남한을 직접 겨냥한 선제핵무력 사용에 있다. 대표적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참수작전' 등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에 EDSCG 회의에서 실효적 대응방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확장 억제(ED, extended deterrence)란 미국의 동맹국이 핵 공격 위협을 받으면 미 본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미군 전력을 투입해 응징한다는 개념이다. 핵우산(Uuclear Umbrella)이 포괄적이고 정치적 개념이라면 확장 억제는 핵우산을 군사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개념이다. 확장 억제에는 전략 핵 폭격기, 핵 추진 잠수함, 핵 추진 항공모함,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 F-22 등이 동원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 방미 당시 “미국이 본토를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국을 지켜줄 것인지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EDSCG”라고 설명했다.
 
"北, 11월 전 제7차 핵실험" 전망 잇따라

미 해군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CVN-76)함 [사진=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캡처]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북한 핵 문제는 북·미 관계이기 때문에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전 반드시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형 경량화된 복수의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 북한 내 민심결집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정치적 타격을 입힐 적기라는 계산이다.
 
한·미는 한반도 내 정세를 고려해 미 해군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CVN-76)함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 입항 일정을 조율했다. 미 항공모함의 국내 입항은 5년 만의 일이다.
 
한 나라의 국력을 상징하는 전략자산인 항공모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투기 수십대를 싣고 다니는 한편, 호위 함대까지 따라붙기 때문에 전개될 때마다 주변 나라들이 긴장하곤 한다. 다만 연합훈련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