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벌써 한겨울, 연말까지 약세장 지속된다 경고음

2022-09-10 06:36

[자료=한국거래소]


올들어 국내외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연말까지 전망도 어둡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요국 긴축정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심리도 변수다. 한동안 달러 강세에도 국내증시에서 매수 포지션을 보였던 외국인이 최근 매도세로 포지션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되고,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 주식시장 유동성 위축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올들어 주식 거래대금이 대폭 줄어들고 있고, 주변자금 상황도 좋지 않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들어 지난 8일까지 13조3891억원을 기록했다. 연초(20조6510억원)대비 7조2619억원(-35.16%)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증시가 소폭 회복세를 보이며 거래대금도 14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달러 강세와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는 올초 286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7월 2360선까지 내려앉았다. 8월 2500포인트까지 회복세를 보이다가 이달들어 또다시 2400선을 밑돌고 있다.
 
코스닥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초 950대를 웃돌았던 코스닥은 7월 720포인트까지 급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8월 800대까지 반등했다가 이달 들어서는 770선에서 공방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대내외적 변수가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연휴 이후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 유동성 유입이 절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시 주변자금 사정도 여의치 않아보인다.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유동성을 유입시켜주는 성격이 강한 자금인 예탁금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월별 평균 예탁금 추이를 살펴보면 △1월 67조3679억원 △2월 64조6126억원 △3월 62조9966억원 △4월 62조8527억원 등 4월까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지만 60조원대를 유지했었다. 5월부터는 59조9958억원을 기록한 후 △6월 57조7725억원 △7월 55조1543억원 △8월 54조9415억원 △9월(7일 기준) 53조2858억원까지 급감했다. 연초 이후 14조821억원(-20.9%) 규모의 예탁금이 증발한 셈이다.
 
투자자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적극성을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월별 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를 살펴보면 △1월 23조2035억원 △2월 21조1118억원 △3월 21조4873억원 △4월 22조2769억원 △5월 21조8321억원 △6월 20조2067억원으로 20조원대 근방에서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 17조9850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후 8~9월 각각 19조1795억원, 19조4147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아직까지 20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요인은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을 보유한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주식을 팔아 달러화로 얻는 투자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변동성이 부각되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영향도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한동안 국내증시가 하락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카토 연구소 주최 통화 정책 콘퍼런스를 통해 “우리가 하는 일을 단도직입적으로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와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개최된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강경입장을 확인시켰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미국 채권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내증시 반등에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과 대응 의지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에서 마땅한 저항선이 없다”며 “수급 쏠림을 감안할 경우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