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부동산 PF 연체율 폭등…리스크 관리 시급

2022-09-08 09:25

[사진=아주경제 DB]

올해 들어 카드사,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연체율이 폭증하고 있다. 앞서 부동산 PF 취급 비중을 급격히 늘리면서, 우려됐던 건전성 문제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여전사에 무리한 영업 확장 자제를 권고하는 동시에,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전달받은 ‘부동산 PF 대출 관련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여전사의 PF 관련 고정이하여신 총액은 2289억원까지 커졌다. 전년 말 812억원에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증가액이 100억원을 밑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액은 2017년 말 777억원, 2018년 말 810억원, 2019년 말 732억원, 2020년 말 76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악성 부채를 뜻한다. 통상 연체가 2개월 이하면 ‘정상’, 2~4개월 연체이면 ‘요주의’, 4개월 이상이면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채권으로 분류한다.
 
연체율 현황도 심상치 않다. 6월 말 기준 연체 대출 잔액은 26조7289억원으로 작년 말(19조4861억원)보다 7조2428억원이 증가했다. 작년 총 증가액인 5조 6913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연체 채권 비중도 작년 말 0.5%에서 올 6월 0.9%로 0.4%포인트나 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상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열린 업계 대표 간담회에서 “여전사의 모든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는 등 기업대출 실태를 점검할 것”이라며 “이후 여전사의 기업 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일단 눈앞의 상황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향후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올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상승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나 인천 지역의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여전사의 경우) 지난해 자본금 규모도 많이 커졌고, 이익도 많이 나서 어느 정도의 완충 능력을 갖춘 상태”라며 “다만 충당금을 더욱 공격적으로 쌓고, 관련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