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문구' 브랜드 넘어 MZ놀이터로 변신한 모나미

2022-09-07 07:00
MZ세대가 60년 기업 모나미를 찾는 이유
체험형 매장 확대 통한 新전략...사업 다각화는 숙제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모나미 컨셉스토어 성수점이 평일 이른 오후 시간대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전통 문구 기업 모나미가 젊어지고 있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이색 체험과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나이 든 사람만 아는 문구용품’이라는 오명을 벗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찾는 젊은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디지털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로 10년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모나미가 MZ세대의 관심을 계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또 한번의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찾은 서울 성동구 모나미 컨셉스토어 성수점은 평일 이른 오후 시간대임에도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컨셉스토어 매장은 모나미가 젊은 브랜드로 탈바꿈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체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모나미는 놀거리와 즐길 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를 겨냥해 문구업계로서 이례적으로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모나미 컨셉 스토어 성수점 역시 공을 들인 만큼 일 평균 600명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방문객 90% 이상이 MZ세대다.

‘모나미 팩토리’를 주제로 한 모나미 컨셉스토어는 1963년 성수동에서 첫발을 뗀 모나미 공장을 모티브로 기획된 공간이다. 다양한 색상의 잉크를 조합해 나만의 만년필 잉크를 만들 수 있는 ‘잉크랩’ 공간부터 볼펜, 만년필 등 각 필기구에 맞는 종이(10종)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노트 제작 및 노트에 이니셜을 새길 수 있는 노트 DIY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모나미스토어 수지점, 인사동점 등에선 모나미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 등이 진행 중이다.

 

기자가 잉크랩 체험을 통해 직접 만들어 본 '나만의 만년필 잉크' [사진=이나경 기자]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과의 이색 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으로 알려진 플라스틱 베이커리 서울과 손잡고 ‘베이크드 오피스’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를 계기로 모나미 컨셉스토어 성수점에서 △까눌레 모양 펜홀더 △타르트 모양 트레이 △명함꽂이 등 이색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모나미 측은 “코로나가 아직 진행되고 있지만, 체험형 매장 방문은 물론 오프라인 원데이 클래스도 개설과 동시에 인원이 마감되고 있다”면서 “구매보다는 체험에 맞춰 이색 체험과 협업 전시 등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다양한 연령층에 사랑받는 비결”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러한 브랜드 혁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나미는 2011년 사상 최대인 매출 2819억원을 낸 뒤로 계속 매출이 줄어 지난해엔 1322억원까지 감소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화장품 및 교육사업까지 발을 뻗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한 상황이다.

모나미는 기존 문구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한 신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앞으로도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구를 매개로 고객과 소통하는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화장품 등 신사업 역시 62년간 필기구를 만들며 축적한 비결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