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중화민족 공동체의식 굳건히" 강조

2022-09-04 12:45

3일 열린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설립 70주년 행사.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확고히 수립합시다'는 표어가 큼지막하게 쓰인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웨이보]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이하 옌볜주) 설립 70주년 행사가 3일 오전 열렸다. 옌볜주 정무중심 남쪽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는 조선족 전통의상을 입은 가무단이 민요, 춤을 선보이는 등 70주년을 축하했다고 옌볜일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저녁 옌지시에서는 70주년을 자축하는 대형 불꽃 축제도 열렸다. 옌볜주 설립 70주년을 앞두고 앞서 지난달 말부터 옌볜주 곳곳에서 대형 문예 공연, 전시회, 투어 이벤트, 김치 담그기 대회 등 다채로운 경축 행사가 진행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국무원도 3일 옌볜주 설립 70주년 축전을 보내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굳건한 영도 아래 자치주는 경제 고속발전, 민족 단결, 사회 안정, 민생 개선, 탈빈곤 승리를 실현했다"며 "설립 70주년에 거둔 휘황찬란한 성과는 당의 민족정책에 대한 우월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신문은 실제로 연볜주의 지역국내총생산(RGDP)은 801억2000만 위안(약 15조8000억원)으로,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연평균 7.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또 올해 1∼7월 해외무역액은 136억 위안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했다고도 했다. 

1952년 9월 3일 설립된 옌볜조선족자치주는 옌지, 투먼, 훈춘, 룽징, 허룽 등 6개 시와 왕칭현, 안투현 등 2개 현으로 이뤄졌다. 

총면적은  4만2700㎢, 총인구는 2021년 말 기준 202만9400명이다. 이 중 조선족이 72만2400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6%에 달한다. 

자치주 설립 당시 조선족 비중은 70.5%에 달했으나 일자리를 찾아 한국과 중국 동남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갈수록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한족 비중은 현재 60%가 넘는다. 

옌볜을 포함, 중국 내 전체 조선족도 2000년 192만명을 정점으로 감소, 현재 170만명 남짓에 불과하다. 

최근 중국이 중화민족주의와 국가 통합을 강조하면서 옌볜의 자치주 지위와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옌볜주는 지난 7월 말부터는 중국어를 우선으로 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선 언어문자 공작 조례 실시 세칙'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