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360원 터치...연일 연고점 경신

2022-09-02 14:07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원 오른 1356원에 개장했고, 장중 한때 1360원까지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2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60원까지 치솟아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356원에 개장한 환율은 2분 만에 1357원까지 치솟은 후 1353원까지 내렸다가, 오후 3시 18분 기준 1360.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 장중 연고점(1355.1원) 대비 5원 이상 평가 절하된 수치다.
 
최근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 8월 고용·제조업 지수가 시장 전망보다 호조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고용·제조업 지표가 양호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통화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져,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한 2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3주 연속 줄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8로 이 또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전날 한국의 8월 무역적자가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손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발표한 ‘2022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6억7000만 달러, 수입은 66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94억7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해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수입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출 성과를 상쇄했다.
 
이외에도 미 연준 위원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중국 경기 침체 가능성 등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실제로 환율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회의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데 이어, 연준 위원들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한 이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미국의 기준금리가 수개월 내에 4%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미국 기준금리(2.25~2.50%) 대비 상단이 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편 환율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외환당국(기획재정부·한국은행)의 구두 개입에도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 환율 상승은 미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기 침체,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대외적인 요인에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원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수입 물가가 오르는데, 이는 국내 물가 상승을 불러와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