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환율 급등, 무역수지 적자·위안화 약세 탓
2022-09-01 17:40
무역수지 적자 66년 만에 최고치
1일 원·달러 환율(이하 환율)이 치솟은 이유는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적자로 국내에 유통되는 달러가 줄어들면 그만큼 달러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수출이 부진하면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의미로 해석돼 원화 가치 하락을 불러온다. 위안화 약세도 환율 상승 요인이다. 원화는 위안화 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8월 금융·경제 이슈분석’에서 원화 약세 요인 중 하나로 무역수지 적자를 꼽았다.
한국은행은 “(원화 약세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 변화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중국 경기침체 우려, 중국·대만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해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수입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출 성과를 상쇄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원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을 포함한 정밀화학원료 등의 원부자재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로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8월 96억6000만 달러 대비 88억6000만 달러(91.8%) 증가한 18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무역적자 규모를 키웠다. 과거에는 휴대폰, LCD, 자동차 등의 한국 수출 주력품목들이 에너지·광물 부문의 적자를 만회했으나, 최근에는 수출 자체가 둔화되면서 적자 확대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데 이어, 연준 위원들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