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후 첫 전시...장애예술인 특별전 개막
2022-08-31 17:32
9월 19일까지 춘추관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작품 총 60점 공개
청와대 개방 후 첫 번째 전시인 장애예술인 특별전이 개막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이하 문체부)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이하 장예총)와 함께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청와대의 첫 번째 전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의 개막식을 가졌다.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장애예술인의 작품 총 60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총 50명으로 발달·지체·청각 등의 장애가 있지만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장애예술인들이다. 특별전시를 위해 서양화·한국화·문인화·서예·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59점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고, 이에 더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김현우 작가의 작품,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을 대통령 집무실에서 춘추관 전시장으로 잠시 옮겨 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최고령, 최연소 작가도 눈에 띈다. 최고령 작가는 올해 75세(1947년생)인 방두영 작가이다. 방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중이염으로 청력을 상실(청각장애 2급)하고 소통의 어려움을 그림으로 나타내며 작품 활동에 매진해왔다.
방 작가의 ‘불안한 도시-우리들은 어디로’ 작품은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모든 생명들의 탄생을 표현하고, 오늘의 거대 도시 속에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불안한 삶의 모습을 나타낸다.
이번 전시에도 여우가 등장하는 풀사이드파티(Poolside Party)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최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정희 자수작가는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의 첫 번째 행사인 장애예술인 특별전에 참여하게 되어 뜻깊고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장으로 활용되는 춘추관은 1990년 완공 이후 기자브리핑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었으나, 본래 내방객들을 위한 영화 상영 등 다목적실도 갖춘 공간이었으며, 이번 전시로 많은 국민들이 방문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전시장은 춘추관 건물 내외부를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 전시장 내 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조성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모두에게 공정한 문화접근 기회를 보장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관람환경을 만들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시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해서는 점자 도록과 점자 안내서, 소리 전문 안내기(오디오 도슨트)를, 청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해서는 수어 통역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점자 도록은 작품에 대한 안내를 담았을 뿐 아니라 그림의 선을 따서 요철로 표현함으로써 촉각을 통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지체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동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휠체어 접근로를 마련하고, 발달장애인 관람객들을 위한 ‘릴랙스 퍼포먼스’ 방식으로 전시회를 운영한다. ‘릴랙스 퍼포먼스’란 자폐스펙트럼 장애나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을 포함해 더욱 편안한 환경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운영방식으로, 장애로 인해 나는 소리나 눈에 띄는 움직임 등에 대해 관람객 간에 양해하도록 하는 포용적 관람문화를 말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관람객에게 입장 전에 이런 내용을 알릴 계획이다.
전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해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장애인 관람객의 전시장 이동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화로 관련 문의를 하거나 전시 관람을 사전 예약하면 된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를 대한민국 최고의 격조 있고 매력적인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실현하는 첫 번째 행사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술 현장에서 함께하는 공감·소통·포용의 순간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