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수수료는 시장 참여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으로, 감독 당국은 직접 개입할 의사가 없다. 공시방안 역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 수준에서 마련할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서울 마포구 소재 프론트원에서 열린 ‘빅테크·핀테크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방안에 대한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한 발언이다.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전자금융업자의 결제수수료율 공시체계 관련 논의를 본격화했다. 관련해서 전담 조직(TF)도 마련해 둔 상태다.
 
이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업계 위기감이 고조됐고, 이 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진정시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빅테크 업체 대표들은 ‘동일 기능·동일 규제’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드 수수료 관련 제도와 간편결제 수수료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수수료는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고 원가 역시 기업 고유 영역인 만큼, 터치할 의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새롭게 등장하는 빅테크 특성상 정보 비대칭 등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런 부분들은 선진국과 같이 자율 정보 공개로 해결해나갈 것을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전자결제업자들의 ‘책임감’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 원장은 “금융산업 내에서 빅테크·핀테크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업 특수성을 감안한 ‘책임 있는 금융혁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업계 사기를 북돋기 위한 당근책도 다양하게 내놨다. 디지털 금융의 혁신 독려 방안이 대표적이다. 우선 플랫폼이 예금, 보험, 개인간거래(P2P)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들을 비교·추천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종합 금융상품 백화점’으로 도약할 토대를 제공하겠단 계산이다.
 
핀테크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돕는다. 중심지 지원센터의 해외 투자설명회(IR)을 통해 신시장 개척과 투자유치를 돕는다. 또 해외 핀테크 산업 관계자를 초청해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금감원 핀테크현장자문단이 핀테크 지원센터와 공조해 ‘원스톱 인큐베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끝으로 보안 문제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막대한 고객정보가 플랫폼에 집중되는 만큼 정보 보호 및 사이버 보안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달라”며 “소비자 정보주권을 최우선 가치로 고객정보를 수집 및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무차입 공매도와 관련해선 “한국거래소와 협력해 관련 내용에 대한 조사를 상당 부분 진행 중”이라며 “시장 교란성 불공정 거래와 관련된 부분도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정현경 뮤직카우 대표, 김정은 스몰티켓 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