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예산안] 내년 국세수입 400조…근소세 4.6%↑·증권세 30%↓

2022-08-30 10:00
자산시장 둔화 및 투자심리 약화로
종부세 16.1%↓ 양도소득세 3.3%↓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4.14포인트(2.18%) 하락한 2426.89에 마감했다. 장중 1350.8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3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국세수입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는다. 그러나 이는 국세수입 총액이 커진 데 따른 증가분으로, 증가율 자체는 1%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수입은 올해 추경예산(396조6498억원)보다 3조8072억원 늘어난 400조4570억원으로 예상된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증권거래세(4조9739억원)와 종합부동산세(5조7133억원)가 각각 -29.6%, -16.1% 하락해 변동폭이 가장 크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데다가 금리인상·기업실적 증가세 약화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주식거래가 꺾인 탓이다.

세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세(131조8632억원)는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시장이 둔화하면서 양도소득세가 2022년 전망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용직 위주의 고용수준이 유지되고 임금도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근로소득세는 4.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법인세(104조9969억원)는 올해 수준(-0.1%)이 예상된다. 법인세 과세기준이 직전 사업연도인데 올 하반기 기업실적 증가세가 둔화하고 올해 미리 납부한 중간예납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부가가치세(83조2035억원)는 경제규모 증가에 따른 소비증가·물가상승으로 금년 대비 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도 국세수입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정부는 과거 국세 감소 시기의 특수성과 물가 상황 등을 감안하면 내년에 세수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1990년 이후 국세수입이 감소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2조1000억원),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2조8000억원), 코로나를 겪은 2020년(-7조9000억원) 등 5차례에 불과하다.

한편, 정부가 이날 발표한 '2023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내년 국세감면액은 올해(63조4000억원)보다 5조7000억원 증가한 69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전망치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 등 세제지원 강화(1조원), 근로장려세제(EITC)·자녀장려세제(CTC) 재산요건 완화(1조1000억원) 등에서 주로 감면액이 늘었다.

다만, 국세수입 총액이 늘면서 국세감면율은 13.8%로 법정한도인 14.3%를 하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