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체제로 가는 한화…우주항공·에너지 중심 사업구조 개편

2022-08-30 05:30
김동관 부회장 승진 승계작업 속도
9개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도 물갈이
건설·유화서 우주항공·신재생 재편
한화에너지·임팩트, 승계 역할 핵심

한화그룹이 차기 후계자를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그동안 김 사장이 맡아왔던 신재생에너지, 우주항공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여전히 김 회장은 지주사인 ㈜한화의 최대주주이자 경영 일선에서 활동 중이지만 그룹이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그룹 지배구조도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관, 부회장 승진...주력 사업 9개 계열사 대표이사 물갈이
29일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 승진 인사와 함께 9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는 김 부회장이 신재생에너지, 항공우주사업 책임자임과 동시에 그룹 2인자에 오르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사업 경험이 많은 인사로 그룹 주력 계열사 대표를 전부 물갈이했다.

한화그룹 측은 “한화그룹 미래 사업 추진에 있어 김승연 회장의 경영 구상을 구현해 나가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주요 주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재계는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김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한 인사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존에 맡았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에 이어 ㈜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도 함께 맡게 되면서 그룹 주력 사업 역시 석유화학, 건설에서 태양광, 우주항공으로 교체하겠다는 신호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는 제외됐는데 이에 따라 그룹 차기 총수는 여지없이 김 부회장으로 굳혀진 모습이다.

그룹 사업구조도 크게 △신재생에너지·우주항공·방산 △석유화학·건설 △리조트 △금융으로 분리되는 양상으로 김 부회장이 굵직한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김동원 부사장은 금융을, 김동선 상무는 리조트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리조트를 담당하고 있는 김 상무는 최근 승마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한화그룹 지배구조 변화 귀추 주목···핵심은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
그룹이 김 부회장 체제로 변화하면서 지분 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부회장(50%)과 김 부사장(25%), 김 상무(25%)가 100% 지분을 가진 한화에너지의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 최대 주주는 22.65% 지분을 가진 김승연 회장이다. 이어 한화에너지가 9.7%를 가진 2대 주주며, 김 부회장 4.4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김 부사장과 김 상무는 각각 1.67%를 갖고 있다.

그룹은 김 회장 지분을 상속하기에 앞서 김 부회장 지분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일각에서는 그룹과 합병하는 것까지 전망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기업가치 키우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며 한화건설과도 수소 사업 협업을 모색 중이다.

한화에너지가 52.07% 지분을 가진 한화임팩트(한화솔루션 47.93%)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화임팩트는 최근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인데 시가총액이 5조원에만 근접해도 김 부회장은 ㈜한화 시가총액인 2조3462억원을 전부 인수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임팩트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8513억원에 달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그룹 차원에서 한화임팩트 지원사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색은 갖췄으니 이제 진정한 그룹의 주인이 되기 위한 지분 확보에 나설 시간”이라며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당장 IPO를 추진하기보다는 최대한 이들 몸값을 올려 김 부회장 지분을 늘리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