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LG CNS, AI 융합서비스로 공공 클라우드 틈새 공략

2022-08-23 15:40
네이버·KT·NHN가 선점한 IaaS 시장 정면돌파 대신 우회로 개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LG 계열 IT서비스 자회사 LG CNS가 공공 시장에서 틈새 수요를 공략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2025년까지 공공 분야 정보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과 별개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려는 국가기관 등의 디지털 전환 투자를 발판 삼았다. 네이버·KT·NHN이 거느린 클라우드 자회사들이 '서비스형 인프라(IaaS)' 영역을 선점한 가운데 우회로를 개척하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년 전 시행한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이하 전문계약제도)'를 통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AI챗봇 구축 솔루션 '카카오 i 커넥트톡 AI챗봇'과 LG CNS의 'AI의료영상분석 보조서비스'가 주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연이어 도입되고 있다. 전문계약제도는 민간 클라우드·AI 등을 일반 조달 방식보다 빠르게 공공 부문에 도입하도록 설계된 일종의 디지털 신기술 전용 구매 절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작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대민 혁신서비스 구축, 한국국제협력단 클라우드형 봉사단 AI챗봇 서비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AI 챗봇 서비스 고도화 등 세 차례 카카오 i 커넥트톡 AI챗봇을 공급했다. LG CNS는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NIA와 9개 지자체 관할 기관·보건소 등 10곳에 의료 AI 기업 '루닛(Lunit)'의 의료영상 판독 솔루션 관련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LG CNS가 공급한 서비스는 전문계약제도 분류상 '융합서비스'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이 유형 서비스로 발생한 매출이나 수요는 클라우드로 서버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IaaS와 업무 보조, 생산성 향상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나 이런 서비스를 원활하게 쓰도록 돕기 위해 전문가 운영·관리 업무 용역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지원서비스'보다 훨씬 작다.

전문계약제도가 시행된 이래 실제 체결된 IaaS·SaaS 등 클라우드 컴퓨팅 공급 계약 460여건 중 대부분이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차지였다. 클라우드 후발 주자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안랩과 이노그리드 등 영업 파트너를 통해 두 차례 IaaS 공급 사례를 확보했고 SaaS 공급 사례는 아직 없다. LG CNS는 전문계약제도 시행 전 구축한 자체 클라우드 기반 사업을 접고 공공·민간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이경진 클라우드개발실장은 지난 6월 기존 IaaS보다 자동화 수준이 향상된 IaaS로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사후심사 통과 소식을 밝히며 "보안과 가용성이 강화된 카카오 i 클라우드를 통해 공공부문에 더욱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단기 매출 확대보다는 공공 분야 디지털 신기술 확산 시기에 확대될 클라우드·AI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려는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