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미국 등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구체적인 대북메시지도 전한다는 취지다.

이날 열린 외교부와 통일부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 따르면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면 지하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과 발전·의료·교역 인프라 지원 등 경제지원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박 장관은 서면보고를 통해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하고 담대한 구상 이행과 관련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면서도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중대 도발 시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 공조 하에 신규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와 독자 제재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보다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고 담대한 구상에 대한 대·내외 설명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긴밀한 대(對)미 협의와 중국 등 유관국 지지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겠다.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추진 체계와 단계별 구체화한 사업 내용, 대북 협의 방안 등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구체적인 경제지원에 대해 지하자원-식량 교환과 보건·식수·위생·산림분야 등 민생개선 사업을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핵화 단계에 따라 인프라 구축·민생 개선·경제 발전 3대 분야의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공항 현대화 사업 △농업기술 지원 △병원·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등 5대 사업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권 장관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윤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맹비난하고, 전날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쏘는 등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권 장관은 "우리 정부 출범 80일 만에 대남 강경 견해를 밝히면서 적대 정책을 공식화했다. 7차 핵실험 준비는 다 된 상태에서 결단을 내리지 않는 지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다"며 "(배경은)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정치적 고려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도 핵실험을 두고 "언제 핵실험을 하는 게 가장 유리할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에 대비해) 한미 간 확장억제 전략협의체가 9월 중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이고, 핵 개발을 단념토록 만드는 제재와 압박을 통한 일관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